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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 WBC 결승 진출/ 한국 야구, 넌 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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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 WBC 결승 진출/ 한국 야구, 넌 누구냐

입력
2009.03.24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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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수확한 한국야구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결승에 선착했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22일(한국시간) WBC 준결승에서 강호 베네수엘라를 10-2로 꺾고 결승에 진출, 미국-일본전 승자와 24일 결승에서 맞붙는다. 2008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한 셈이다. 베네수엘라는 보비 아브레우와 미겔 카브레라 등 선발 출전한 야수와 투수 10명이 모두 메이저리그에서 뛴다. 반면 한국에는 빅리거가 추신수 한 명뿐이다. 트리플 A급이란 평가를 받은 한국야구가 WBC 결승에 오른 원동력을 살펴본다.

한국식 토털야구의 힘

미국야구의 흐름이 홈런과 삼진으로 대표되는 빅볼(Big ball)이라면 일본야구는 세밀한 작전으로 득점을 만드는 스몰볼(Small ball)이 대세다. 한국야구는 상황에 따라 빅볼과 스몰볼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한다. 세밀한 작전과 번트, 주루 플레이, 팀 배팅으로 점수를 짜내는 스몰볼과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빅볼의 장점을 섞은 토털베이스볼이 한국야구의 핵심이다. 한국은 스몰볼이 강한 일본을 상대로는 한국식 스몰볼로, 미국식 빅볼을 구사하는 베네수엘라를 만나선 한국식 빅볼로 승전보를 전했다.

한국야구의 힘을 거론할 때 '발 야구'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도루 성공률이 100%였다. 승부처에서 2루를 훔치는 '발 야구'로 상대 배터리의 넋을 빼놓은 것. 호랑이가 등에 날개를 달 듯 힘과 세기를 갖춘 한국야구는 발야구를 통해 세계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지피지기 백전불태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知彼知己)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百戰不殆)" 손자병법 모공편에 나오는 말로 상대와 자신의 장단점을 낱낱이 분석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인식 감독은 "평소 메이저리그 경기를 TV를 통해 매일 본다"면서 "빅리그에선 어떤 야구를 펼치는지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지피지기(知彼知己)에 강한 한국야구는 빅리거가 즐비한 멕시코와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도루로 상대 허를 찌르는가 하면 승부처에선 홈런포를 앞세워 혼쭐을 냈다.

반면 미국식 빅볼을 앞세운 베네수엘라 등은 애벌레가 허물을 벗듯 스몰볼과 빅볼에 발야구까지 구사하는 한국야구에 속수무책이었다. 한국을 상대로 일본식 스몰볼만 예상했던 멕시코와 베네수엘라는 한국식 토털야구에 힘 한 번 써보지 못한 채 무릎을 꿇었다.

투혼이 돋보인 애국심 야구

메이저리그에서 20세기 최고 명장으로 손꼽히는 토미 라소다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어느 팀보다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칭찬했다. '국민감독'으로 불리는 김인식 감독을 비롯해 4번타자 김태균, 에이스 류현진 등은 "가슴에 붙은 태극기에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국가를 대표한다는 사명감은 각종 국제대회에서 한국야구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원동력이다.

태극전사들은 제1회 WBC에서 4강 진출에 대한 대가로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았다. 미국과 일본에선 병역 면제라는 당근이 한국의 돌풍(4강)을 만들었다고 평가절하해왔다. 그러나 병역 혜택이 사라진 이번 대회에서도 태극전사들은 애국심 하나로 똘똘 뭉쳐 일본 멕시코 베네수엘라 등을 연거푸 격파하며 새로운 신화를 써나가고 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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