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고립되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19일 이스라엘 정부가 가자지구 공격으로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을 받는 가운데 예전 같지 않은 미국의 대 이스라엘 정책 등 환경 변화가 겹치면서 국제 사회의 외톨이로 전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따돌림은 이스라엘이 자초하는 측면이 짙다.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살해행위로 인식되는 가자 지구 공격을 감행한 이스라엘의 내부 정치 지형은 갈수록 극우화하고 있다.
가자지구 공습 후 치러진 총선에서 승리한 매파 리쿠드당의 베냐민 네타냐후는 최근 극우파 베이테누당의 아비그도르 리베르만을 외무장관에 임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 안보 정책에서 브레이크 없는 우향우가 이어질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팔레스타인이 반발한 것은 당연했다.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리쿠드당 중심의 극우 정부 출현을 중동평화의 장애물로 규정, 최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 등을 만나 이스라엘 고립의 당위성을 설파했다. 이에 유럽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의 새 정부가 중동 평화협상 진전을 지연시키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임을 약속했다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가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태도는 이스라엘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전임 부시 행정부와 달리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설을 지지하며, 특히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 거주지역 파괴 계획과 가자지구에 대한 식량 지원 금지 조치 등에 비판적이다.
국제 여론이 악화하자 이스라엘은 200만달러의 추가 예산을 편성해 이스라엘이 배출한 노벨상 수상자나 유명작가, 각종 공연 관계자를 해외에 보내 전쟁으로 점철된 이스라엘의 이미지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가자지구 공격에 참가했던 이스라엘 군인들이 지난달 13일 한 심포지엄에서 공격 당시 자행된 이스라엘 병사들의 만행을 증언했다. 한 병사는 "제한구역으로 설정한 길을 잘못 들어선 팔레스타인인 어머니와 두 자녀가 이스라엘군 저격수에 의해 사살되었다"고, 다른 병사는 "나이 든 팔레스타인인 여성이 집 앞 큰길을 걷다가 이스라엘 병사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증언했다. 우경화를 경계하는 이스라엘 내부의 우려도 확산되는 분위기인 듯하다.
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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