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철거에 앞서 노후 건물에 사용된 석면의 해체ㆍ제거가 진행 중인 작업장 주변 대기에서 기준치의 최고 66배에 달하는 석면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철거 예정 노후 건물이 밀집한 재개발 지역이나 석면 해체ㆍ제거 작업이 진행 중인 건물에 출입할 때 마스크와 같은 보호장구 착용 등 주의가 요망된다.
22일 환경부에 따르면 석면 해체ㆍ제거 작업이 벌어지고 있는 155개 노후 건물 주변의 대기를 분석한 결과, 전체의 20%인 31곳 작업장에서 대기 중 석면 농도가 기준치(0.01개/㏄)를 초과했다.
31개 공사장 중 최고치는 기준치의 66배인 0.6659개/㏄에 달했는데, 6개 공사장에서는 작업 전후에도 주변의 석면 농도가 기준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석면은 먹거나 만지는 것은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흡입하면 폐에 쌓여 10∼30년간 잠복기를 거쳐 석면폐, 폐암, 악성중피종 등을 유발한다.
20% 넘는 공사장에서 석면 분진이 새어 나온 것은 현장에서 작업 기준을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석면 분진이 흩날리는 것을 막기 위해 분진을 빨아 들이는 음압기를 사용토록 하고 있는데, 155개 작업장 가운데 29개에서만 음압기를 연속 가동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는 "작업장 관리를 책임지는 노동부에 통보해 석면 해체ㆍ제거 작업장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 주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경부는 그러나 조사대상 전국 155개 공사장은 물론이고 석면이 검출된 31개 공사장의 구체적 위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해당 제거ㆍ철거 업체의 협조를 받아 조사 내용을 연구 목적으로만 사용키로 약속했다"며 "문제가 된 공사장을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역시 석면 해체ㆍ제거 작업이 벌어지고 있는 서울시내 12개 지하철 공사장과 서울 시내 대로변 10곳에 대한 조사에서는 석면이 검출되지 않았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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