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수 지음/김&정 발행ㆍ240쪽ㆍ1만1,000원
현직 언론인이 중국의 소외지역, 허난(河南) 땅의 생생한 모습을 전한다. '속을 잘 드러내지 않는 음흉하고 나쁜 사람'으로 통하는 허난런(河南人)이 실은 성실하고 소박하고 착한 사람이라는 발견을 하기까지의 여정은 저자가 현재 중국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와 만나는 과정이기도 하다.
책은 먼저 67명을 살해하고 25명을 강간한 허난 태생 살인마의 사연을 다각도로 추적, 허난이 안고 있는 문제를 예리하게 노출한다. 온갖 악과 편법의 상징인 중국의 헤이피아오(黑票ㆍ암표) 경제를 묘사하는 대목에서는 중국땅에 몰아친 황금만능주의의 실상이, 주린 배를 움켜쥐고 피를 팔아댄 바람에 마을 전체가 에이즈 감염지로 둔갑한 아이즈빙춘(艾慈丙村) 이야기에서는 중국인의 참상이 행간에서 튀어나온다.
고향 마을에서 최초로 대학을 나와 중국판 성공기를 실천한 청년과의 대담, 외지인이라면 일단 깔보는 베이징에서 안마사를 하며 성실히 살아가는 이의 사연 등은 사회면 기사의 확대판을 보는 듯하다. 그리고 중국의 중앙 정치판이 여전히 홀대하고 있지만 수면 아래로 허난 출신 정치인들이 활약하고 있는 모습을 그린 대목은 확대 정치면의 느낌이다.
매일신문사 서울 정치팀장인 지은이는 2005~2006년 중국 사회과학원 사회학연구소 고급 전수생으로 중국 곳곳을 들여다봤다. 이 책은 그가 2007년 낸 <인민복을 입은 랴오바이싱> 을 잇는 현대 중국 이해서다. 날카로운 관찰과 사실적 서술, 지금 중국의 생생한 풍물을 담은 사진들도 돋보인다. 인민복을>
장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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