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드라마 작가 20여명에게 미리 지급한 원고료(선급금)를 갑자기 회수하겠다고 나서 작가들이 반발하고 있다.
20일 한국방송작가협회에 따르면 KBS는 이 달 초 제작운영팀장 명의의 내용증명을 방송작가 노희경씨 등 20여명에게 보내, 많게는 수억 원에 이르는 선급금을 2주일 후인 22일까지 돌려주지 않으면 법적 조치에 들어가겠다고 통보했다.
선급금은 방송사가 인기 작가를 잡기 위해 미리 수십~수백회의 집필 계약을 하면서 건네는 돈으로, KBS는 이 중 실제 방송된 횟수를 초과한 금액을 회수하겠다고 한 것이다.
작가들은 이에 대해 "회수 요청 자체도 유례가 없을 뿐만 아니라 2주일 말미에 큰 돈을 물어내라는 것은 무리한 일"이라며 반발했다. 한 작가는 "통상 원고료가 남으면 다음 드라마의 집필료로 넘어가는 것이 관행이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통보 받은 작가들 중에는 드라마 집필은 했지만 편성이 안 돼 방송되지 못한 경우도 포함돼 있어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방송작가협회는 이날 KBS에 "내용증명 발송 등 행동을 자제하고 필요할 땐 협의 절차를 거쳐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작가들은 조만간 항의 성명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KBS 관계자는 "최근 드라마에서 중도하차한 작가가 생겨 이를 계기로 회수에 나선 것이며 방송사와 작가 간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려는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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