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최강'의 쓸쓸한 퇴장인가.
세계 야구 최강국임을 자부하던 쿠바의 자존심이 무너져내렸다. 쿠바는 19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과의 2라운드 패자부활전에서 완봉패를 당하며 WBC 무대에서 중도하차했다.
쿠바는 이날 패배로 지난해 베이징올림픽까지 국제대회 40회 연속 결승 진출 신화가 깨졌다. 지난 1951년 이후 쿠바는 야구월드컵과 대륙간컵, 올림픽, WBC에 이르기까지 58년 동안 참가한 국제대회에서 단 한번도 결승 진출에 실패한 적이 없었다.
초대 WBC에서 메이저리거와 맞서 결승까지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고,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를 차지한 야구 최강국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공포의 타선은 자취를 감췄고, 마운드도 위력적이지 못했다. 여기에 19일 일본전에서는 주전포수 페스타노가 투수들과 볼배합을 놓고 신경전을 펼쳤고, 덕아웃에서는 코칭스태프와 언쟁을 벌이는 모습이 보이는 등 '내홍'까지 겹치며 화를 자초했다.
특히 일본에 두 차례나 완봉패하며 탈락하면서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최근 두 대회에서 아시아 야구에 철저하게 농락을 당한 셈이다. WBC에서만 초대 대회 결승에 이어 일본에 3연패를 당했다. 힘의 야구만 고집하다가 아시아의 세밀한 야구에 고전하며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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