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일본 주요 기업에서 최고 경영자 물갈이가 잇따르고 있다.
반도체 매출 부진으로 이달 말 끝나는 2008 회계연도에서 2,800억엔(4조원) 적자가 예상되는 도시바(東芝)는 18일 니시다 아쓰토시(西田厚聰ㆍ65) 현 사장 후임에 사사키 노리오(佐佐木則夫ㆍ59) 부사장을 승진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원자력 사업을 총괄하는 사사키 사장의 지휘 아래 기업 실적을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일본 전기전자업계 매출 1위의 히타치(日立)제작소는 4월 1일자로 후루카와 가즈오(古川一夫ㆍ62) 사장을 부회장으로 물러나게 하고 후임 사장 겸 회장에 가와무라 다카시(川村隆ㆍ69) 자회사 사장을 임명했다. 무려 7,000억엔의 적자가 예상되는 히타치는 국내외에서 7,000명을 감원하고 자회사를 축소하는 구조조정 방침을 이미 발표했다.
소니도 액정TV 등 주력인 전자분야 부진으로 실적이 급격히 악화함에 따라 하워드 스트링거(67) 회장이 사장을 겸임하는 인사를 지난달 발표했다. 이에 앞서 소니 역시 국내외 1만6,000명의 감원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50대 경영자 발탁 인사가 줄을 이었다. 1월에 도요타자동차가 창업가 직계인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ㆍ52) 부사장을 새 사장에 내정하자 혼다도 이에 질세라 지난 달 이토 다카노부(伊東孝紳ㆍ55) 전무를 사장으로 내정하는 승진 인사를 발표했다. 닛산 역시 시가 도시유키(志賀俊之ㆍ55) 최고집행책임자(COO)를 실질적인 사장으로 승격해 경영의 무게중심을 옮겼다.
이밖에 일본IBM과 통신기기 제조회사 OKI, 전일본공수(ANA), 미쓰이(三井)물산, 스미토모(住友)화학, 중견 자동차업체 스즈키, 식료품업체 아지노모토(味の素)도 최근 사장을 교체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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