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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같은 3월, 하늘에 무슨 일 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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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같은 3월, 하늘에 무슨 일 났나

입력
2009.03.23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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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사라졌다. 전국적으로 아침 최저기온이 3월 관측 사상 최고를 기록하는 이상 고온 현상이 사흘째 계속됐다. 도심 곳곳에서는 여름을 연상케 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19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15.8도로 평년 기온(1.7도)을 크게 웃돈 것은 물론, 전날 세운 기상관측사상 3월 최고치 기록(14도)을 또다시 경신했다.

강릉(18.6도)과 마산(16도) 등도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에 이어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전국적으로 이상 고온 현상이 지속됐다. 더욱이 비까지 내린 곳이 많아 불쾌지수도 치솟았다.

이날 오전 서울 지하철은 '지옥철'이나 다름 없었다. 출근길 승객들로 가뜩이나 붐비는 데다, 에어컨이 가동되지 않아 차량 안 온도가 폭염 수준으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직장인 권모(28)씨는 "출근길 차량 안이 너무 더워 옆 승객이 내는 숨소리도 짜증스러울 정도였다"며 "괜히 외투를 걸치고 나와서 땀 뻘뻘 흘리느라 고생만 했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앞에서 자취하는 김하영(22ㆍ여)씨도 갑자기 더워진 탓에 날씨에 맞는 옷을 준비하지 못해 당황했다. 김씨는 "겨울 옷 중 가죽 재킷 같은 얇은 옷을 골라 입고 있다"면서 "이대로 가다간 바로 여름이 올 것 같아 봄 옷을 사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황모(34)씨는 "세 살 배기 아이가 있어서 실내온도를 23~4도로 일정하게 맞추는데 엊그제부터 온도가 27도까지 올라가 밤에도 보일러를 끄고 잤다"고 했다.

이날 거리에는 때이른 반팔 차림까지 등장했다. 철 모르는 날씨로 백화점이나 시장 등에서는 여름옷 등 여름상품을 예년보다 빨리 내놓는 등 업계들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서 최고기온이 20도를 넘은 18일 일부 캐주얼 매장에서는 반소매 티셔츠가 100점 이상씩 팔렸다. 백화점 관계자는 "이상기온으로 인해 영 캐주얼 브랜드에서는 예년보다 2주 빠른 3월 둘째 주부터 반소매 상품을 진열했다"고 전했다.

찬 음료를 찾는 사람들도 늘었다. 한 커피전문점은 고온 현상이 이어진 16~18일 얼음을 갈아넣은 음료는 30% 이상, 일반 아이스 음료는 50% 이상 매출이 늘었다고 밝혔다.

한 커피전문점의 점원은 "아침에는 보통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찾는 손님들이 많은데, 최근 며칠 동안은 오전에도 찬 음료 주문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상 고온 현상은 한반도 남쪽에서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계속해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며 지구온난화 영향도 일부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번 주말 비가 내린 후 22일 오후부터 평년 기온을 되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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