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자는 고단하다. 취업에 대한 불안으로 밤잠을 설치는가 하면, 계속되는 불합격 소식에 부모님 얼굴 똑바로 쳐다보기도 힘들다. 취업에 성공한 친구의 전화는 왠지 피하고 싶다. 하늘을 찌를 듯 하던 자신감은 점점 쪼그라들고, 급기야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한다.
'제갈공명'형 지혜로운 대응
취업준비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청년층이 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지난해 대학졸업예정자 등 청년층 400명을 대상으로 '취업준비 스트레스' 조사를 했다. '취업하지 못할 경우 가장 두려운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경제적 어려움'(36%)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자신에 대한 실망'(28.5%), '부모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22.8%) 등이 뒤를 이었다. 취업실패로 인해 '한번 이상 자살 충동을 느꼈다'는 응답이 무려 15%에 달했다.
인간의 생애를 연령별로 7단계로 나누고 단계별 발달과업을 제시한 미국 시카고 대학 해비거스트 교수는 청년기 발달과업 중 하나로 경제적 자립과 직업에 대한 준비와 선택을 들었다. 그러나 계속된 청년실업 문제는 국제 금융위기가 겹치면서 청년기의 발달과업 수행을 저해하는 장벽으로 등장했다. 이처럼 개인의 성취 욕구가 상황적 조건과 균형을 이루지 못할 때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스트레스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적절한 강도의 스트레스, 이른바 '유스트레스(eustress)'는 생활에 활력을 주고 자신감과 창의력을 높여준다. 그러나 도를 넘어선 '디스트레스(distress)'는 몸과 마음을 모두 힘들게 한다. 취업준비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취업에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취업준비 스트레스에 대한 청년층의 대응 방법은 다양하다. 이를 '몰라 몰라'형, '좌절ㆍ잠수'형, '가만 안 둬!'형, 그리고 '제갈공명'형으로 나눌 수 있다. '몰라 몰라'형은 스트레스에 직면했을 때 회피하는 유형으로, 주로 습관적으로 TV에 빠져든다. '좌절ㆍ잠수'형은 크게 좌절하며 모든 인간관계를 단절하는 유형이다. '가만 안 둬!'형은 스트레스의 원인을 대상으로 폭언 등 부정적 정서를 표출한다. 마지막으로 '제갈공명'형은 스트레스를 지혜롭게 관리해 자신에게 유리한 힘으로 활용한다. 가장 이상적인 유형이다.
'제갈공명'형이 되려면 운동 등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긍정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각 지역 고용지원센터에서 무료로 실시하는 직업심리검사를 받고 자신에게 맞는 직종 등 자기탐색을 해 보는 것이 좋다. 또한 무작정 도서관과 학원을 전전하며 취업공부에 매달리기 보다는, 직장체험 및 청년인턴 프로그램 등에 참여해 직장인으로서의 소양과 능력을 갖추는 것도 권할 만하다.
젊음과 긍정의 힘 믿기를
취업에 성공한 선배들은 단순히 영어점수와 자격증 등 '스펙'을 올리는데 주력하기 보다는 실제로 자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병행하라고 조언한다. 정부는 청년인턴제를 비롯해 모두 33가지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관련 정보는 정부 취업사이트 워크넷(www.work.go.kr)에 종합 정리돼 있다.
어려운 때일수록 '긍정의 힘'이 필요하다. 나 자신을 믿고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젊음이라는 남다른 자산을 바탕으로, 긍정의 힘을 믿으면서 열심히 노력한다면 인생의 새 봄은 반드시 찾아오기 마련이다.
전연진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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