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으면서도 직원들에게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한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을 상대로 미국 의회 등이 응징에 나섰다.
AP통신 등 외신은 AIG가 지난해 말 지급한 보너스 1억6,500만달러(약2,450억원)를 사실상 100% 환수할 수 있는 법안을 의회가 속속 제시하고 있다고 18일 전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입법을 통해 혈세를 되돌려 받을 것"이라며 하원 위원회들이 AIG 보너스 환수법을 수일 안에 만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해리 리드 의원도 "보너스를 받은 AIG 직원들은 그 돈을 모두 지켜낼 수 없을 것"이라면서 보너스 회수를 위한 방안을 상원 재무위가 조만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티브 이스라엘(민주) 하원 의원, 팀 라이언(민주) 하원 의원은 구제금융을 받은 회사가 10만달러 이상의 보너스를 직원에게 지급할 경우 보너스의 100%까지 과세하는 법안을 이미 의회에 제출했다.
이런 가운데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AIG가 지급한 보너스만큼을 정부가 지원금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검찰총장의 조사 결과 AIG의 한 직원은 640만달러 이상의 보너스를 받았고 73명은 최소 100만달러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100만달러 이상의 보너스를 받은 뒤 퇴사한 직원도 11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쿠오모 총장은 "AIG는 회사를 구제금융자금 앞에 무릎 꿇게 만든 직원 73명을 백만장자로 만들어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AIG는 이미 지급된 보너스를 회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에드워드 리디 AIG 최고경영자는 18일 하원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 증언에서 "AIG는 기업체로서 업무를 계속 수행해야 했기에 최근 보상금을 지급했다"며 "보너스 지급이 혐오스럽기는 하지만 다른 선택이 없다"고 밝혔다.
차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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