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항공모함 건조 계획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 가운데 일본 해상자위대가 18일 헬리콥터 11대를 탑재할 수 있는 전후 최대 1만3,900톤급 구축함 '휴가'(DDH-181)를 실전 배치했다. 한국은 이미 2년 전 아시아 최대 상륙함이라는 '독도함'을 도입해 한중일이 '대양(大洋) 해군'을 기치로 내걸고 군비 경쟁을 벌이는 형국이다.
해상자위대는 이날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하마(橫浜)시 IHI 머린유나이티드 공장에서 헬리콥터 탑재형 대형 구축함 휴가 인도식을 가진 뒤 요코스카(橫須賀)기지에 배치했다. 자위대가 1만 톤이 넘는 구축함을 운용하는 것은 전후 처음이다.
이 배는 전장 197m, 폭 33m의 크기는 물론이고 헬리콥터 3기 동시 이착륙 능력에다 함수(艦首)에서 함미(艦尾)까지 갑판이 이어진 형태 등으로 준항공모함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로 헬리콥터 대신 영국 항모처럼 수직이착함기 '시해리어'를 탑재할 경우 외견상 항모와 크게 다르지 않다.
건조비용으로 약 1,050억엔(1조5,000억원)을 들인 휴가는 구축함으로는 이례적으로 포를 장착하지 않는 대신 헬리콥터 운용 등 항공 지원과 대잠, 지휘통신능력을 강화했다. 통상 일본 구축함이 갖춘 전투지휘소 기능에 추가해 육해공 통합사령부나 해상재해대책본부로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 구역을 갖추고 있다.
무장 능력면에서는 함대공 미사일 '시스패로(ESSM)'와 대잠미사일 '아스록(ASROC)'을 16셀의 MK41 수직발사기에 장착한다. 대잠 헬리콥터 SH-60K에 AGM-114M 헬파이어Ⅱ 공대함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어 함대함 사격도 가능하다.
일본은 헌법에 따라 공격형으로 분류되는 항모를 보유할 수 없어 자위대는 그 동안 항모 논란에 대해 "헬리콥터의 운용 능력을 높이도록 설계한 것일 뿐 공격기를 탑재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항모라고 할 수 없다"고 설명해왔다. 휴가는 2번함 건조가 진행 중이다.
한편 중국은 군 고위 장성 등이 나서 올해 항모 건조를 시작해 2척의 항모를 보유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대형 함정 보유에 의욕을 내고 있다. 2020년 이후에는 원자력 항모를 만들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이 2007년 실전 배치한 독도함은 선체 크기는 휴가와 비슷하지만 속도는 다소 느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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