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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두 회장 중도하차? 술렁이는 대교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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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두 회장 중도하차? 술렁이는 대교협

입력
2009.03.19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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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두 체제는 조기에 막을 내리나.'

6월 말 4년 임기가 끝나는 손병두(68ㆍ사진) 서강대 총장이 차기 총장 후보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총장이 재선이 안될 경우 그가 지난해 4월부터 맡고 있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직도 내놓아야 한다. 이 때문에 교육계는 손 총장의 재선 포기 보다는 대교협 회장 교체 부분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3불(본고사ㆍ고교등급제ㆍ기여입학제 금지) 등 대입 주요 정책을 놓고 사사건건 정부와 갈등을 빚거나, '고려대 입시안 봐주기' 논란을 자초했던 대교협을 사실상 쥐락펴락했던 손 회장이 중도하차할 경우 대교협 체제에 일대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 "손 총장 재선 포기"

서강대 관계자는 18일 "손 총장이 (총장 출마를 하지 않는 쪽으로) 스스로 정리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재선에 미련이 없고, 측근들에게 그만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손 총장 불출마를 기정 사실화했다. 서강대는 이달 말까지 총장 후보를 공모한 뒤 교직원과 학생,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총장추대위원회에서 3명을 무순위로 재단에 통보하게 되며, 재단은 이중 1명을 신임 총장으로 선임하게 된다.

서강대 첫 비(非)신부 출신 총장으로 2005년 6월 취임한 손 총장이 재선에 도전하지 않기로 한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본인도 공식적으로는 불출마 선언을 한 상태가 아니다. 하지만 서강대와 대교협 주변에서는 '역할 한계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재단과 학교 측이 전경련 부회장을 지낸 경제인 출신의 손 총장을 영입한 이유가 기부금 유치 등을 통한 재정 확충과 학교 업그레이드가 가장 큰 목적이었는데, 기대 만큼 성과가 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로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 출마 포기를 택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명박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손 총장이 정부의 중책을 맡기로 돼 있어 재선 의지를 접었다는 전망도 있다.

● 대교협 변화 불가피

교육계는 손 총장의 재선 포기보다 대교협 체제 개편 여부에 벌써부터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입시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진 손 총장이 중간에 물러나면 대교협의 체질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대교협은 새 정부의 '대입 3단계 자율화 조치'에 따라 대입 관리 업무 외에 3불 정책 감독 등 자율 규제 권한을 덤으로 넘겨받으면서 '작은 교육부' 별칭을 얻을 만큼 파워 기구로 급부상했지만, 결과는 기대를 완전히 벗어났다.

주요 대학의 3불 정책 허물기 시도에 눈을 감았고, '고교등급제 적용' 논란의 소용돌이에 빠졌던 고려대 입시안에 대해서는 일종의 '무혐의' 결정을 내려 불신을 자초했다. 화살은 손 총장에게 겨눠지면서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조차 "일처리가 납득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였다.

'포스트 손병두'는 오리무중이다. 다만 현 대교협 대입전형위원회 위원장인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이 손 총장이 남긴 임기 동안 직무대행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상당수 대학 총장들은 이번 기회에 대교협이 단순한 총장 친목 단체 수준에서 벗어나 실질적으로 정부 대입 업무를 집행할 수 있는 전문기구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서울 지역의 한 사립대 총장은 "대교협 회장 자리야 말로 회전문 인사, 나눠맡기식 인사가 돼선 안 된다"며 "대학 자율화 시대에 걸맞게 전문성과 리더십을 갖춘 총장을 직선으로 뽑아 정상화 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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