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히 '중소형주의 반란'이라고 부를만하다. 대형 우량주에 밀려 그간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중소형 종목이 최근 우리 증시의 활력이 되고 있다. 싸다는 인식과 아울러 각종 테마를 신무기로 장착했기 때문이다. 안정적이지만 몸이 무거운 대형주와 달리 탄력이 좋다는 것도 장점이다.
중소형 종목의 텃밭이랄 수 있는 코스닥시장은 '마(魔)의 벽'인 400선 탈환을 코앞(18일 종가기준 398.60)에 두고 있다. 중소형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중소형주 펀드는 수익률에서 단연 돋보인다. 올들어 주가가 50~100%이상 급등한 종목도 속출하고 있는데,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상승률(20%대)을 감안하면 올라도 너무 올랐다.
이 때문에 축제의 후유증 우려가 슬슬 제기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18일 "올 봄 중소형주의 향연은 계속되겠지만 개별 종목별로 과열 분위기가 감지되는 만큼 가치와 성장성을 되짚어 다음 사이클을 주도할 종목으로 세대교체를 준비할 때"라고 조언했다. 선택의 패는 3가지가 준비돼 있다.
첫째, 저렴한 신인을 발굴하라
지난해 말부터 고대하던 '유동성 랠리'는 아직 오지 않았다. 돈은 시중에 많이 풀렸다고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국면이 지속되면서 순환은 되지 않는 형국이다. 결국 믿을 구석은 정부밖에 없다. 경제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정부가 씀씀이를 더 늘릴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최근 중소형주 급등의 대표주자 역시 정부정책 기대감의 수혜를 톡톡히 누린 종목들이다. 특히 '환경+에너지'의 조합인 그린에너지 테마는 특정 업체가 새로 사업에 진출한다는 얘기만 흘러나와도 무시할 수 없는 호재로 작용했다. 심지어 연초대비 100~200%나 폭등한 종목도 나왔다.
그러나 그린에너지 테마의 딜레마 역시 가격이다. '결국 주가는 가치에 수렴한다'는 원칙을 따져보면 단기간 급등은 가격측면에서 매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일부에선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지만 아무래도 지금 뛰어들기엔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
이미 몸값이 뛸 대로 뛴 기존 대표주보다 성장성을 겸비한 신인(루키)을 발굴하는 게 오히려 지혜로울 수 있다. 범우이엔지 한전KPS(원자력), 우리이티아이 대진디엠피(LED), 한국철강 이오테크닉스 일진에너지(태양광), KC코트렐 케이아이씨(환경), 용현BM(풍력) 등이 거론된다.
둘째, '최후 승자'의 파트너를 찾아라
중소형 종목 중엔 대기업의 협력업체가 많다. 대기업의 향배에 따라 운명이 갈릴 수도 있다. 경기회복 시점에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할 업종을 살피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는 '수요감소와 공급과잉→실적둔화→부실확대'가 진행되면서 전세계적인 구조조정에 직면해있다.
이미 미국 자동차 '빅3', 독일 반도체업계의 큰 축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들의 위기는 우리에겐 기회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구조조정의 '최후의 승자'그룹에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차 등 우리의 대표기업이 포진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들의 협력업체(파트너) 역시 승리의 샴페인을 골고루 나눠 마실 수 있다는 계산(턴어라운드)이 가능하다. 아직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지만 선제적인 관점에서 투자전략을 생각할 때다.
셋째, 두 마리 토끼(성장+가치)를 잡아라
성장 가능성을 보유한 저평가주는 늘 관심의 대상이다. 그러나 성장주면서도 가치주(안정성)의 면모를 함께 보유한 종목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무차별적으로 급락해 절대 저평가 영역에 접어들었을 때가 성장성과 가격매력을 겸비한 주식을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포를 매수하고 탐욕을 매도하라'는 투자 조언처럼 중소형 주가가 과열로 빠져들수록 냉정한 투자원칙을 지켜야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