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국가들이 음주와의 전쟁에 나섰다. 음주 허용 연령을 올리고 주류에 대한 최저가격제 도입 등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음주 허용 연령을 현재 16세에서 18세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7일 보도했다. 이 법안은 18일 국민회의와 4월 중 상원 투표를 거쳐 정식 입법화될 예정이다. 현재 프랑스 음주 규정에 따르면 16세부터 와인과 맥주 구매가 가능하며 보드카와 같이 도수가 높은 주류는 18세 이후부터 구입할 수 있다.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음주에 너그러운 나라다. 술집이나 주류 소매점에서 신분증을 확인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가정에서도 온 가족이 와인을 마시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다. 게다가 지난해 주류 수출로만 93억1,000만 유로에 달하는 수입을 올려 주류업계의 압력또한 만만치 않다.
하지만 국민의 폭음이 워낙 심해 부득이 음주 규제에 나서고 있다. 프랑스 보건부에 따르면 2004년에서 2007년까지 알코올 중독으로 입원한 15~25세 청년이 50%나 증가했다. 프랑스 정부는 일정 금액을 내면 무한정 술을 마실 수 있는 소위 '오픈바'도 불법화할 예정이다.
영국에서는 주류에 높은 최저가격을 도입하는 방안이 논란을 낳고 있다. 리엄 도널드슨 정부 최고 의학책임자는 최근 평균 10파운드인 맥주 한 팩은 최대 20파운드, 와인 한 병은 4.5파운드로 최저가격을 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안에 따르면 스텔라 아르투아 맥주 한 팩은 현재 8.99파운드에서 11.20파운드로, 임페리얼 보드카 한 병은 8.99파운드에서 13.5파운드로 오른다.
최저가격제 추진 역시 악명 높은 영국인의 폭음 습관 때문이다. 음주 관련 질병으로 지출된 국민건강보험 비용은 일년에 30억파운드에 이르며, 국민들이 관련 질병 치료에 사용한 비용은 연 250억 파운드로 추산된다. 하지만 고든 브라운 총리는 16일 "일부 음주 중독자 때문에 다수의 분별 있는 국민들이 피해를 입기를 원치 않는다"며 음주 규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영국과 맞닿은 스코틀랜드도 주류 최저가격제를 올해 말부터 시행할 태세이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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