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메릴린치 투자 손실로 쓴 맛을 본 한국투자공사(KIC)가 미국 월가 출신의 투자전문가를 구원투수로 내세웠다.
KIC는 올해 2월 임기가 만료된 구안 옹 전 투자운용본부장(CIO)의 후임으로 최근 스캇 칼브(Scott E. Kalbㆍ52ㆍ사진)를 선임했다고 17일 밝혔다.
4월부터 앞으로 3년간 KIC의 투자를 책임질 칼브 투자운용본부장은 20년간 세계 유수 금융기관에서 자산운용 업무를 맡아 온 투자전문가. 미 하버드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드렉셀 번햄 램버트, 씨티그룹, 튜더 인베스트먼트, 블랙애로우 캐피털 매니지먼트, 발야스니 자산운용사 등에서 펀드매니저 경력을 쌓았다. 또 대학 졸업 후 3년간 연세대 경영대에서 강의를 맡았고, 1984년부터 2년간 경제기획원 경제자문관까지 거칠 정도로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KIC 관계자는 "헤드헌팅사를 통해 20여명의 후보군을 확보, 4개월 간 심사와 면접 등을 거쳤다"며 "칼브 CIO는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 광범위한 네트워크 등을 확보하고 있어 투자운용 업무를 더욱 선진화하고 수익률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칼브 CIO의 최우선 과제는 메릴린치 투자로 대표되는 KIC의 손실분 만회. KIC는 지난해 초 금융위기로 주가가 급락한 메릴린치에 20억달러를 투자했으나, 메릴린치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흡수되는 과정에서 주가가 폭락해 최근까지 손실률이 90%에 육박할 정도로 큰 타격을 입었다.
KIC는 이번 새 CIO 선임과 함께 향후 리스크 관리 체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리스크관리본부'를 신설하고 리서치 등 전문인력을 보강하는 등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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