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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 내팽개친 교복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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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 내팽개친 교복 장사

입력
2009.03.16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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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지역 일부 교복 판매점들이 판촉에 폭력서클 학생들을 동원하고 금품과 향응까지 제공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교복 불법판매 실태조사를 하고 있는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학사모)은 16일 경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복 판매업체 대표 A씨가 경찰에 진정한 내용에 대해 자체 조사한 결과 상당부분 사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 경찰에 제출한 진정서에서 "일부 교복업체들이 지난해 11월부터 폭력서클 중3 학생들에게 동급생들로부터 고교 교복 예약금을 받아오면 1벌당 1만5,000원의 사례비를 주고 정기적으로 회식을 시켜줬다"고 주장했다.

진정서에는 첨부된 학생들의 자필 메모에서 한 중학생은 "1월 중순 펜션에서 (교복업체가) 홍보하는 아이들에게 술을 사줬다"고 진술했고, 고3 학생은 "작년 12월 학생들을 불러 술집에서 술을 사주고 10만~25만원씩 줬다. 힘을 합쳐 (다른 업체를) 죽이자고도 했다"고 적었다.

학사모는 "진정서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 일부 업체가 철판구이집에서 학생들에게 술을 사주거나 노래방에 데려간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어떤 학생은 95벌의 교복 예약을 소개해 업체로부터 120만원을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학사모는 이와 함께 "서울에서 13만∼16만원인 교복이 경주에서는 25만원에 팔리고, 이월상품이 신상품으로 둔갑하는가 하면 짝퉁 교복도 판을 쳐 이 지역 학생과 학부모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사모는 "지난해 12월 한 학부모가 교복 업체들의 학생 금품 매수와 술대접 행위를 경주교육청에 제보했지만 묵살됐고, 경주경찰서도 진정내용을 아직 조사하지 않고 있다"며 "폭력서클을 동원한 불법 상행위를 철저히 조사해 엄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주경찰서 관계자는 "진정서 접수 당시 담당자가 교육중이어서 지난 주부터 조사를 시작했는데, 대상자가 30여명이나 되고 학기 중이어서 앞으로 한달 가량 더 걸릴 것"이라며 "학생들에게 술을 판 업주는 처벌할 수 있지만 마신 학생이나 사 준 사람은 처벌규정이 없어 사법처리가 어렵다"고 말했다.

정광진 기자 kjchoe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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