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마운드의 중심은 '원투펀치' 김광현(21ㆍSK)-류현진(22ㆍ한화)도, '철벽 마무리' 오승환(27ㆍ삼성)도 아니었다. 150㎞의 돌직구와 자유자재로 휘는 변화구, 자로 잰 듯한 제구력으로 세계적인 타자들을 호령하고 있는 한국의 중심투수는 단연 정현욱(32ㆍ삼성)이다.
정현욱은 16일(한국시간) 멕시코와의 WBC 1조 첫 경기에 흔들리는 선발 류현진을 구원 등판했다. 2와3분의2이닝 동안 2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1피안타 무실점으로 멕시코 타선을 철저히 봉쇄했다.
2-2로 맞선 3회초 선발 류현진이 2사 1ㆍ2루 위기를 맞자 김인식 감독은 주저 없이 정현욱을 마운드에 올렸다. 정현욱은 첫 타자 호르헤 바스케스를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해 위기에서 벗어났다.
4회는 삼진과 내야땅볼 두 개로 깔끔한 삼자범퇴. 5회에는 안타와 볼넷을 허용하며 1사 만루의 위기에 몰렸지만 후속타자 스캇 헤어스톤을 삼진, 호르헤 바스케스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정현욱은 첫 타자를 3루 파울 플라이로 잡아낸 뒤 마운드를 정대현에게 넘겼다.
1라운드 일본과의 순위 결정전에서 5명의 타자 중 3명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구위를 다시 한번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정현욱은 투구수 또한 37개로 조절해 하루만 쉬고 18일 일본전에 다시 출격할 수 있게 됐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정현욱이 위기 때 잘 막아준 덕분에 흐름을 빼앗기지 않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샌디에이고(미 캘리포니아주)=최경호 기자 sq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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