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아침을 열며] 블루오션 강원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아침을 열며] 블루오션 강원도

입력
2009.03.16 23:57
0 0

스위스는 알프스산맥 그 자체가 나라일 정도로 험난한 산악 국가이다. 유럽 사람들은 휴식이 필요하면 스위스를 찾는다. 스위스에 가면 아름다운 자연이 있고, 맑은 공기가 있고, 쾌적한 시설이 있고, 친절한 서비스가 있다. 유럽 사람들은 휴가철뿐만 아니라 사시사철 스위스를 찾아 각박한 생활에 찌들어 피곤한 영혼을 재생시켜 온다. 스위스 사람들은 척박한 강토를 이렇게 유럽의 휴양지로 만들어 세계 최고의 선진 국가를 이뤘다.

천혜의 관광휴양자원 갖춰

주5일 근무제에 따라 서울 사람들은 긴 주말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갈 곳은 그리 많지 않다. 그나마 북한산과 도봉산이 있어 다행이지만, 어떤 주말에는 산이 아니라 명동거리처럼 붐빈다. 그만큼 서울 사람들은 자연을 목말라 하고 있다. 가능하면 좀 더 멀리 나가보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다. 그곳은 바로 강원도이다.

강원도에는 모든 것이 다 있다. 산이 있고, 계곡이 있고, 물이 있다. 그리고 사시사철 그 모습이 달라진다. 봄에는 갓 피어나는 연초록 자연이 있고, 여름에는 울창한 녹음과 시원한 물이 있고, 가을에는 눈부시게 화려한 단풍이 있고, 겨울에는 은빛 백설이 산하를 뒤덮는다. 세계 어느 곳에 가도 이런 변화무쌍한 자연을 찾기는 쉽지 않다. 거기에 멀지 않은 곳에 2,000만 명이 넘는 인간 군상이 그런 자연에 목말라 하고 있다.

강원도는 우리의 보물이다. 한국의 스위스, 아시아의 스위스가 될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아니 스위스 보다 더 우수한 천혜의 자연자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강원도의 이런 진가를 모르고 있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 구슬도 꿰어야 보물이듯이 강원도도 지금 이대로는 보물이 될 수 없다.

일본의 서해안은 도쿄에서 험준한 일본 알프스를 넘어야 닿을 수 있는 오지 중의 오지였다. 그러나 지금은 신칸센으로 2시간이면 갈 수 있는 도쿄의 이웃이 됐다. 길이 40km가 넘는 터널을 여러 개 거쳐야 서해안의 니이카타에 도달할 정도로 험한 산악지대를 관통하여 신칸센이 건설되었다. 이 덕분에 일본의 강원도 나가노는 도쿄 사람들의 안락한 휴식처로 탈바꿈 했다. 동계올림픽까지 유치하여 세계 속의 관광 휴양지가 되었다. 일본인들은 구슬을 꿰어서 보물을 만들었다.

강원도는 아직 구슬 그대로다. 서울 사람들이 강원도에 다녀오는 길은 너무 힘들다. 주말이면 영동고속도로는 주차장이나 다름없다. 모처럼 휴가를 다녀온 사람들은 서울에 당도하기도 전에 피로에 찌들게 된다. 만약 강원도를 서울에서 1시간 이내의 편안한 여행길로 만든다면 강원도야말로 한국의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것이다. 강원도는 저탄소 녹색산업을 듬뿍 안고 있는 미래 산업의 보고이다.

왜 강원도에 고속철도 건설을 서두르지 않는지 참 이상한 일이다. 경부고속철도나 호남고속철도는 서울로 사람을 불러들이는 철도이지만, 강원도 고속철도는 서울 사람을 실어 나가는 철도가 될 것이다. 서울 집중을 완화하고 지방 분산을 촉진할 수 있는 시대 요구에 부합하는 발전 전략이다. 강원도는 한국 사람뿐만 아니라 아시아, 더 나아가 세계인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정부는 강원도로 눈을 돌려야 한다. 미래의 새로운 성장산업, 블루오션이 바로 거기에 있다.

미래 성장산업 기반 조성부터

이것은 동계올림픽의 꿈도 빨리 실현시킬 수 있는 길이다. 유치신청을 할 때만 급조한 계획서로 밀어 부칠 것이 아니라, 언제든 개최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여건을 미리 만들어 놓으면 세계 사람들이 먼저 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경제위기를 강원도가 해결해줄 수 있다. 이제는 대운하가 아니라 강원도에 올인 해보면 어떨까. 강원도 산골이 스위스의 산록과 같아지면 우리도 어느덧 선진국에 도달해 있을 것이다.

최정표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