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홍천 출신의 목사부부가 한국전쟁에 참가했던 아프리카 빈국 에티오피아 어린이들을 위해 천신만고끝에 학교를 설립, 운영중이다.
국제선교단체인 SIM선교회 소속의 박수일(56) 목사와 아내 정순자(52) 선교사가 그 주인공이다. 텔레비전으로 에티오피아의 참혹한 기근을 지켜보던 이들은 1993년 현장에서 이들을 돕기 위해 출국, 망가노라는 곳에서 일했다.
박 목사는 "이들은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인간미가 이들에게선 넘쳐 난다"면서 "친척이 어려우면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데려다 공부를 시킨다"고 말했다.
박 목사부부는 영양실조에 걸린 아동들을 구호하고 있던 중 한국의 한 독지가로부터 "학교를 세워 운영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수도 아디스 아바바에서 남쪽으로 360㎞ 떨어진 게데오 딜라지역에 학교 건립을 시작했다.
그러나 자금지원을 약속했던 독지가가 갑자기 연락을 끊었다. 이때부터 박 목사 내외는 둘만의 힘으로 해나가야만 했다. 건축비를 아끼기 위해 10시간이나 떨어진 아디스 아바바 시당국에 부탁해 시멘트와 자재를 실어오는 등 고생 끝에 3만9,600㎡의 부지에'한별 크리스천 아카데미'를 2005년 개교했다. 우선 유치원생과 1학년만 수용할 수 있는 상태였다.
따라서 매년 학교 건물을 신축하지 않으면 학생들이 상급반으로 올라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수업료는 교사월급 등 운영비로 쓰여져 건물신축에 사용할 수 없었고 이 와중에 현지인 교사들은 툭하면 집안 일이 있다며 며칠씩 결근을 하기도 했다.
학교를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속에 백방으로 뛰어 다녔다. 다행히 에티오피아에서 커피원두를 수입하는 에티오피아 한국전참전용사후원회(춘천)가 지원의사를 밝혀 위기를 넘겼다.
박 목사 부부는 현지의 공립학교와 달리 과학 지리 산수 등의 기본 과목은 물론 처음으로 컴퓨터 음악 미술까지 함께 가르치고 있어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교장인 부인 정 선교사는"주민들이'당신을 보고 자식을 맡긴다'고 말할 때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 교장은 10학년으로 이뤄진 현지 학제에 맞게 정부로부터 99년 간 임대 받은 부지에 나머지 건물을 계속 짓고 취업교육을 담당하는 2년제 전문대학까지 세우는 것이 꿈이다.
이 학교에는 현재 유치원 3개 반과 1~3학년 350명이 재학 중이며 교사 등 20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정 교장은 안식년을 맞아 한국에 들어왔다 이 달 25일 출국한다.
곽영승 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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