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용가치는 괜찮은가. 최대 채권국으로서 우려된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미국의 위안화 절상 요구를 반박하고 이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 경제를 변호하는 등 양국이 신경전을 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14일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은 미국 경제에 절대적인 신뢰를 가져도 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 위기 속에서도 미국 내 실질적인 투자가 증가하는 것은 미국의 경제시스템이 안정된 것은 물론 정치시스템이 탁월하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오바마의 발언은 앞서 13일 원 총리가 미국의 위안화 절상 요구와 관련, 강경한 입장을 보인데 대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원자바오 총리는 이날 중국의 채권운용 등에서 미국과 마찰을 불사할듯한 강경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중국이 미국 채권을 가장 많이 갖고 있다는 점(지난해말 현재 6,962억달러 어치)을 거론하면서 미국에 중국 자산의 안전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우회적이기는 하지만 미국이 위안화 절상 압력을 행사하면 중국은 미국 채권을 처분할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로 읽힌다.
원 총리의 발언에 먼저 대응한 사람은 로런스 서머스 미국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었다. 그는 "미국의 재정적자는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내면 잘 해결될 수 있다"며 "미국의 신용도에는 문제가 없다"고 응수했다. 미국은 중국이 미국 채권을 팔 경우 금리가 폭등하고 경기부양을 위한 채권 발행이 어려워져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중국도 미국에 으름장을 놓기는 했지만 섣불리 모험에 나설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미국 채권을 매도하면 금리가 폭등하고 결국 중국도 손실을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국은 외화보유액의 30% 이상을 미국 채권에 투자하는 등 파생상품, 부동산 등 각종 상품에 투자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미국 못지않은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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