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국제해사기구(IMO)에 통보한 '우주발사체'의 낙하 위험지역 좌표가 발사 장소인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기지에서 650㎞, 3,60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2단 추진체의 낙하 예상 지점을 의미하는 것으로,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이 '우주발사체'(또는 대포동 2호 미사일)의 사정거리는 과거 북한이 쏘아올렸던 대포동 1호의 두 배를 크게 뛰어넘는 4,000㎞에 이를 전망이다.
13일 정부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우주발사체' 발사와 관련, 위험지역으로 각각 지정한 동해상과 태평양 해상의 좌표를 거리로 환산한 결과 발사장으로부터 각각 650㎞, 3,600㎞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발사체의 1단이 동해상으로, 2단은 태평양 해상에 각각 떨어지는 셈이어서 만일 이 로켓이 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일 경우 실제 사정거리는 4,00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북한이 예고한 로켓의 궤도는 1998년 대포동 1호(북한측 주장은 인공위성 광명성1호)를 쏘았을 때와 유사하다. 북한이 98년 8월31일 쏘아 올린 대포동 1호는 일본 상공을 지나 무수단리로부터 1,620km 거리의 태평양 해상으로 떨어져 일본 열도를 공포에 휩싸이게 했다.
이번에 북한이 발사할 로켓 중 2단 추진체가 예고한 지점에 낙하할 경우 북한은 로켓 사거리를 10여 년 만에 배 이상 늘렸다는 뜻이 된다. 지금껏 북한이 시험 발사한 미사일 중 가장 먼 거리를 나는 셈이어서 미사일 능력을 과시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북한의 중ㆍ장거리 미사일은 98년 시험 발사한 사거리 2,500㎞의 대포동 1호, 2007년 작전 배치한 사거리 3,000㎞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등이 있다. 2006년 7월 시험 발사에서 실패한 대포동 2호 미사일의 사거리는 6,700㎞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 북한이 예고한 발사체는 대포동 2호라는 그간의 관측이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한편 북한이 국제기구에 통보한 동해상의 발사체 낙하 지점은 북한을 우회하는 캄차카 항로(한국-일본-러시아·미주), 태평양 항로(한국-일본-하와이)와 가까운 것으로 파악됐다. 캄차카 항로는 예상 낙하지점 동쪽 가장자리와 약 90㎞ 가량 떨어져 있다.
국토해양부 항공안전본부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하면 항로를 일본 남쪽으로 변경해 운항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캄차카 항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하루 평균 6편 정도 운항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하루 한 편 운항하는 것을 비롯해 일본항공 등 외국 항공사들이 주로 이용하는 태평양 항로는 낙하 지점에서 북쪽으로 약 370㎞ 정도 떨어져 있다.
정부는 선박의 경우 동해 위험 지역은 부산-미국 항로를 운항하는 정기 컨테이너선사들이 이용하는 항로와 가까워 운항 자제를 요청할 방침이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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