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가 세계를 흔들면서 기존 관념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새로운 문제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 주간지 타임은 최신호에서 이런 상황에서 세계 변화를 이끄는 신사고 10가지를 소개했다.
■직업이 최고의 재산 주가가 반토막나고 주택 가치가 은행부채보다 더 떨어진 지금, 미국인의 최고 관심사는 주택과 재테크에서 안정적인 월급 수령으로 바뀌고 있다. 1990년대 이후 급락하던 저축률도 지난해 4분기 3.2%를 전환점으로 상승 반전해 올해 1월에는 5%까지 치솟았다.
■신도시의 몰락과 재개발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대도시 주변 신도시들이 유령도시로 변했다. 고유가 탓에 장거리 출퇴근을 피하고 도심 주거지를 원하는 것도 신도시 몰락의 이유다.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신도시 추가 개발을 서두르는 우리나라에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금욕주의의 부활 신을 찬양하고 과거의 물욕주의를 속죄하는 종교적 분위기의 노래가 요즘 미국에서 인기다. 타임은 올해 7월 장 칼뱅 탄생 500주년을 맞아 경제난 속에서 고통받는 미국인이 다시 건국 초기로 돌아가 금욕을 강조한 칼뱅의 교의를 충실히 따를 것인지 관심을 모은다고 밝혔다.
■고속도로의 재활용 오바마 대통령이 경기 부양을 위해 사회기반시설에 8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뒤 총연장 7만6,000㎞의 고속도로 재활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고속도로 주변 토지는 연방정부 재산이기 때문에 이 땅을 활용, 고속도로와 나란히 고효율 경량전철을 건설하고 태양광집전판을 설치하려는 계획이다.
■늙기를 거부하는 중ㆍ장년 증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나 팝 스타 마돈나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의상, 행동으로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고 있다. 하지만 의학의 발달로 이들처럼 젊게 살려는 사람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닉 보스트럼 옥스퍼드대학 교수는 "나이에 맞는 행동이라는 개념이 흑백 TV처럼 낡은 것으로 취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프리카 경제의 도약 아프리카가 지구촌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하라 사막 이남 국가에 투입된 국제 투자는 480억달러까지 늘어났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아프리카 담당 데이비드 넬러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는 1980년대 아시아와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국가간 농토 임대차 확산 식량자급은 이제 낡은 구호가 됐다. 하지만 식량공급을 전적으로 외부에 의존하는 것도 어리석다. 자본은 있지만 농토가 부족한 국가와, 농토와 인력이 풍부한 국가의 농토 사용 장기 계약이 늘고 있다. 한국 대우로지스틱스가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와 장기 농지 임대 계약을 한 것이 대표적이다.
■유전자은행의 보급 아이슬란드 성인의 60%는 정부 운영 유전자은행에 혈액 등 자신의 유전자 샘플을 기부했다. 이들의 자료는 암, 알츠하이머, 당뇨병 등 유전자 질환을 연구하는데 활용된다. 장기적으로는 기부자 자신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영국, 캐나다, 노르웨이, 스웨덴에서 실행 중이며 미국에서도 조만간 시행된다.
■서바이벌 상점 출현 '70% 할인' 이라는 식의 광고로는 더 이상 소비자의 지갑을 열 수 없다. 자동차를 대신하는 전동 자전거나, 스웨터를 짤 수 있는 털실 등 장기불황 대응 아이템을 파는 상점이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가 나아져도 텅 빈 지갑이 다시 두둑해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서바이벌 상점의 인기가 지속될 것이다.
■생태학적 지능 높이기 어떤 상품이 생태학적으로 덜 유해한지를 소비자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가령 중장기적으로는 유기농법이 토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런 문제를 종합적으로 알려줄 수 있는 평가기관 설립 움직임이 활발하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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