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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내년까지 42조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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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내년까지 42조 날린다?

입력
2009.03.1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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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국내 은행들이 내년 말까지 42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과 은행연합회는 근거없는 억측에 불과하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치사는 13일 국내 18개 은행을 대상으로 스트레스테스트(자본건전성 평가)를 한 결과, 내년 말까지 대출자산 손실, 유가증권 투자손실, 환율 상승 등으로 42조원 규모의 자산 감소가 발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경기 침체 여파로 국내 은행의 단순자기자본비율(TCE)이 지난해 6월 말 6.4%에서 내년 말 4.0%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피치는 이번 테스트에서 지난해 6월 대차대조표를 기준으로 내년 12월 31일까지의 예상 시나리오를 설정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정부가 최근 조성 중인 20조원 규모의 자본확충펀드와 은행들의 자본확충 여력을 감안하지 않은 억측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금감원은 "피치의 예상은 내년 말까지 평균 원ㆍ달러 환율 1,543원, 회사채 부도율 5% 등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것으로 신뢰성이 떨어진다"며 "국내 은행의 보통주 발행을 통한 자본 확충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등 자체적으로 100조원 이상의 자본확충 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신동규 은행연합회 회장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피치사의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부정확한 평가로 국가의 대외 신인도에 손상을 줄 경우 소송 등 법률적인 대응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피치의 예상대로 자본 감소액이 42조원에 이르더라도 2010년 말 국내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8.7% 수준으로 최저규제비율(8%)을 상회하고 TCE 비율은 4.0% 수준으로 1%대에 불과한 선진국 은행보다 훨씬 양호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피치는 정부의 지급 보증을 감안해 한국 은행들에 대한 외화표시 발행자등급(Issuer Default Rating)과 지원등급(Support rating)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다수 은행들의 개별등급(Individual Rating)은 하향 조정하고, 하이브리드채권에 대해서도 등급을 낮췄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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