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톤이 넘는 선박을 통째로 육상에서 옮기는 것이 가능할까?
대한통운은 12일 경남 고성군 동해면 지오해양조선 육상 공장에서 건조한 6,000톤급 대형 화물선을 육상 운송을 통해 바다까지 옮기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배를 육상에서 건조하는 경우 작업시간 단축과 비용 절감을 위해 통상 선박을 몇 개의 블록으로 나눠 운송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처럼 완성된 배 전체를 육상으로 운송한 사례는 국내에서 처음이다.
운송된 선박은 배 무게만 3,000톤에 달하는 화물용량 6,000톤급 아스팔트 운반선으로, 중형차인 쏘나타 2,000대 무게에 달한다. 크기도 길이 110m, 넓이 18.2m, 높이 10m로, 30층 건물을 옆으로 눕혀 놓은 크기와 맞먹는다.
육상 운송이 가능했던 것은 대한통운의 초중량 전용 특수장비인 '멀티모듈 트레일러'(Multi-module trailer) 덕분. 일명 '지네발 트레일러'로 불리는 이 장비는 유압을 이용해 높낮이 조정이 자유로운 데다, 수십 개의 타이어가 달려 하중을 분산할 수 있기 때문에 엄청난 무게의 선박을 옮길 수 있었다. 선박 육상 운송을 위해 동원된 멀티모듈 트레일러는 모두 31대로, 달린 타이어 수만 496개에 이른다.
이동 속도까지 기대하긴 무리여서 바다까지의 이동 거리는 불과 300m였지만, 소요시간은 무려 3시간이나 걸렸다. 1분에 평균 1.7m 움직인 셈이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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