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경북 경주행 여부가 다시 정가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4ㆍ29재보선에서 경주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하는 정수성 예비후보가 20일 선거 사무소 개소식을 열기 때문이다.
정 후보는 2007년 경선 당시 박 전 대표의 안보특보를 지낸 친박 인사다. 하지만 정 후보가 최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한나라당 소속인 박 전 대표가 정 후보의 선거운동을 돕는 것은 불가능해 졌다. 개소식 참석도 힘들게 됐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20일 경주에서는 범박(凡朴)씨 종친회가 주최하는 '신라시조대왕 춘분대제 봉향식'이 열린다. 박씨 문중이 춘분을 맞아 경주 숭덕전에서 시조 박혁거세를 기리는 전국 규모 행사다. 박 전 대표는 2007년을 비롯, 이전에 여러 차례 춘분대제 행사에 참석해 왔다.
박 전 대표가 비록 문중행사 참석 명목이긴 하지만 경주를 찾는다면 파급 효과가 작지 않을 것이다. 경주의 경우 친박 정서가 강해 박 전 대표가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정 후보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박 전 대표가 20일 문중 행사 참석차 경주행을 강행할 것이란 관측이 정치권 일각에서 나온다. 물론 박 전 대표 측은 "행사와 관련해 아직 문중 쪽에서 연락을 받은 게 없다"며 참석 여부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 측근 의원은 "선거만 없다면 당연히 참석할 문중의 큰 행사"라며 "참석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말했다. 물론 "정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한 이상 박 전 대표가 간접적으로라도 지원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엄존한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측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정 후보의 출판기념회에 다녀온 전례가 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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