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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바다 소년, 美 이지스함 호령하며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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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바다 소년, 美 이지스함 호령하며 돌아오다

입력
2009.03.15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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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나고 자란 바다 소년이 전 세계의 바다를 무대로 미 해군의 첨단 군함을 호령하는 함장이 되어 다시 고국을 찾았다.

최희동(41) 미 해군 중령이 함장으로 있는 미국 이지스 구축함인 채피함(CHAFEEㆍ9,200톤)이 한미 합동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에 참가하기 위해 11일 강원 동해항에 입항했다.

한국계 미국인이 미국 주력 전투함의 함장이 된 것은 그가 처음이다. 최 함장은 1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계 함장으로서의 어려움’에 대해 “해군 수병들은 국적은 달라도 통하는 것이 있다. 해군은 역시 해군이다. 부하들이 많이 도와준다”고 말했다.

1968년 인천에서 태어난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잠시 잊고 있던 바다를 떠올린 것은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 캠퍼스(UIUC)에서 대학생활을 보내던 때였다.

해군 ROTC(학군장교)에 지원한 그는 90년 미 해군 소위로 임관해 그 동안 ’챈슬러빌’ ‘실로’ 등 주로 이지스 순양함에서 무기ㆍ전투시스템 장교 등으로 근무하며 이지스함 전문가가 됐다.

지난해 4월 채피함의 함장에 임명됐다. 20년 간 주로 바다에서 함정 근무를 한 탓에 시간이 없어 결혼을 하지 못했다는 그는 해군이 된 이유에 대해 “어린 시절부터 바다 생활을 동경했다”고 말했다.

채피함의 승조원들은 정박 기간 중 우리 해군 장병들과 함께 동해의 요양원에서 봉사활동도 펼칠 계획이다. 최 함장은 “노인들에게 ‘안마’를 해주자고 제안하자 부하들이 어리둥절해 했다”며 “안마의 개념을 1시간 가량 설명해야 했다”고 웃었다.

2003년 취역해 최신 함정에 속하는 채피함은 12억 달러짜리 첨단 구축함이다. 최 함장은 “채피함은 미 해군 함정 중에서 가장 좋은 구축함”이라며 “한미동맹을 고려해 한국에 보낸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훈련 목적에 대해 “한국 해군과 연합훈련”이라며 “북한의 남침에 대비하기 위한 방어적 차원의 작전 연습”이라고 소개했다. 북한이 발사하는 미사일 요격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사일 요격 훈련은 잘 되어 있지만 그런 임무를 부여 받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지스 전투체계 레이더는 1,000㎞ 밖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이나 항공기를 발견하고, 한꺼번에 18대의 미사일이나 항공기를 요격할 수 있다.

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는 SM-3 대공미사일과 1.2초에 1발씩 발사할 수 있는 수직발사대 96기를 갖추고 있다. 1,300㎞ 이상 떨어진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 20여기도 싣고 있다. 승조원은 300여명이다.

채피함은 15일 동해항을 떠나 울릉도 근해에서 우리 해군과 훈련에 참가한 뒤 이달 하순 한국을 떠난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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