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지역에서 혼자 사는 여성을 상대로 한 성폭행 사건이 빈발하고 있어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일부 사건은 동일범 소행으로 드러나 '신길동 발바리' 출현에 대한 공포도 확산되고 있다.
영등포경찰서는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영등포구 일대에 10여 건의 성폭행 사건이 발생, 이중 8건의 범인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9일 밝혔다. 이들 미해결 사건 중 지난해 8월 대림동에서 일어난 1건을 제외하면 모두 신길동에서 발생했다. 피해자 대부분은 혼자 사는 20, 30대 젊은 여성들이다.
특히 지난해 9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열흘 간격으로 신길동에서 혼자 사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저질러진 성폭행 사건 3건은 현장에서 채취한 범인의 체액을 분석한 결과, 동일범의 소행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7~8월에 일어난 다른 성폭행 사건 4건은 유전자 감식 결과 모두 개별 범행으로 보이며, 12월 사건은 체액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전자 감식으로도 범인의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데다 피해자 진술 외엔 뚜렷한 단서가 없어 경찰 수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길동 일대는 소형 연립주택이나 원룸 등 독신자용 거주지가 많아 그 동안 혼자 사는 여성들을 노린 범죄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이 특정 지역 사투리를 쓴다는 피해자 진술과 성범죄 전과 등을 종합, 주민 3,100여 명을 용의선상에 올리고 수사망을 좁혀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