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 선박을 주로 건조해온 STX조선이 올해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를 처음 시작하는 등 세계 굴지의 조선소로 변신하고 있다.
10일 STX그룹에 따르면 STX조선은 최근 진해조선소에서 1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호를 건조하기 시작했다. 이 선박은 2007년 8월 그리스 선주에게서 주문 받은 총 15억달러 규모의 컨테이너선 9척 중 하나. 길이 365.8m, 폭 48.4m, 높이 29.9m 규모로, 갑판 넓이가 축구장 3개 면적을 넘는다.
STX조선은 지난해 5월 세계 최초로 2만2,000TEU급 컨테이너선 개발에 성공하는 등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대동조선을 인수한지 8년 만이다. 당초 대동조선은 고급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중형 석유화학운반선(PC선)을 주로 만들었다.
하지만 2001년 STX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뒤 고부가가치 조선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07년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처음 수주했고, 지난해엔 초대형 유조선(VLCC) 15척을 시작으로 해양플랜트와 조선 기술을 접목한 드릴십(선박 형태의 원유시추설비) 4척, FSU(부유식 원유저장 설비) 1척을 잇따라 수주했다.
아울러 지난해 중국 다롄조선소를 가동하는 동시에 세계 최대 크루즈 조선소인 아커야즈(현 STX조선)를 인수해 덩치를 키웠다. 인수 당시 수주잔량 기준 세계 23위였던 STX조선은 작년 말 4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STX조선 도성득 생산총괄 전무는 "지난해 착공한 초대형 LNG선을 올해 7월 진수하고, 9월에는 32만DWT(재화중량톤수)급 유조선 제작에 착수하는 등 올해는 고부가가치·대형선 건조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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