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박이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비무장 함정을 위협하는 사건이 발생해 양국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AP통신은 미 국방부가 9일 중국 선박 5척이 미국의 관측선 'USS 임페커블'를 에워싸는 등 위협을 가한 것과 관련해 중국 측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중국 선박들이 공격적인 행동을 하며 USS 임페커블 7.6m 앞까지 접근했다"고 밝혔다. 해상에서 대형 선박이 7.6m까지 접근했다는 것은 충돌 직전 상황까지 치달았다는 뜻이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은 중국측의 위협적인 행동에 대한 항의의 뜻을 분명하게 전달했다"며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임무를 계속할 것이며 중국은 반드시 국제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관측선은 8일 중국 하이난(海南)섬에서 남쪽으로 120㎞ 가량 떨어진 남중국해에서 감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남중국해는 중국, 베트남, 필리핀, 대만,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등 6개국에 둘러싸여 일부 섬에서 영유권을 놓고 무력충돌이 발생하는 등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사건은 미국이 남중국해를 넘볼 경우 중국은 좌시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경고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10일 "미 해군 선박이 중국의 특별경제지역에서 불법적인 관측 활동을 해 대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놓고 일부에서는 중국이 자체 영유권을 확인하는 동시에 오바마 정부의 남중국해 정책을 떠보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AFP통신은 미 공화당 소속의 마크 커크 하원의원의 말을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이 낸 중대한 외교적 시험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오바마 정부 출범을 맞춰 준비된 일정에 따라 군사적 도발을 했다는 것이다. 커크 의원은 "이번 일을 미국이 어떻게 처리하는지 전세계가 큰 관심을 가질 것이며 북한, 이란, 시리아는 특히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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