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이어 포항공대(포스텍)와 성균관대 등이 2010학년도부터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신입생을 뽑겠다고 한다. 고교 내신성적이나 수능시험 점수만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평소의 학교생활 및 인성과 창의성 등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는 것이어서 공교육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포스텍은 신입생 전원(300명)을 수시모집을 통해 선발키로 해 대학입시의 새로운 틀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성적만으로 줄을 세우는 대신 대학에서의 수학능력을 판단해 선발하는 방법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2005년부터 서울대가 시행하는 지역균형선발제도 역시 학교생활기록부와 학교장의 추천만으로 정원의 20% 정도를 선발했는데, 이들의 열의와 성취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과 대학 모두에게 긍정적인 제도라는 반증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서울대 내부에서도 논란이 있는 대목은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것이 대상인원을 늘리거나 이 제도가 다른 대학으로 쉽게 확산되지 못하는 이유다.
2007년부터 일부 대학이 실시하고 있는 입학사정관제도는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입학사정 전문가를 임명해 그들이 신입생 선발의 전권을 행사하게 하는 것이다. 포스텍의 경우 대학과 무관한 인사 6명을 전임 사정관으로, 현직 교수 12명을 비전임 사정관으로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입학사정관은 지난해 40개 대학에서 218명이었으며, 이들을 통해 2009학년도에 선발된 신입생이 전국적으로 4,401명이었다.
교육선진국의 경우 대부분의 대학이 입학사정관제도로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다. 입학사정관의 자질과 능력이 대학의 수준과 평가에 직결되는 만큼 임명과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음은 물론이다. 학교성적 외엔 객관적 평가 수단이 부족한 우리 현실에서 봉사활동이나 취미 개성, 나아가 성장환경까지 종합적이고 객관적으로 판단하려면 입학사정관의 구성과 운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연히 대학이 일차적으로 신경을 써야 하겠지만 정부 차원의 지원과 관리ㆍ감독이 충분히 뒷받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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