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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네오팝' 대표작가, 뉴욕서 그림낙서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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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네오팝' 대표작가, 뉴욕서 그림낙서 체포

입력
2009.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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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네오 팝(Neo Pop) 세대의 대표작가 나라 요시토모(奈良美智ㆍ49)가 미국 뉴욕 지하철에서 그림 낙서를 했다가 체포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커다란 둥근 얼굴에 반항심 가득한 표정의 소녀나 강아지, 고양이 같은 귀여운 동물을 모티브로 하는 나라의 그림과 조각 등 작품은 우리 내면에 감춰진 두려움과 고독감, 반항심, 잔인함 등의 감정을 미묘하게 포착한 것으로 유명하며 국내에도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교도와 지지(時事) 통신은 뉴욕발로 나라가 지난달 27일 새벽 3시께 현지 유니언스퀘어 역에서 무단으로 일본인 친구 두 명의 초상화를 그린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던 것으로 보도했다. 나라는 낙서를 한 뒤 현장을 떠나다 부근 노상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당시 그는 경찰의 체포에 격렬히 저항해 4가지 죄목으로 기소됐다. 그의 강제연행을 처음 보도한 미 예술잡지 '아트 인 아메리카'에 따르면 나라는 이틀간 경찰서에 구금됐다가 풀려났다.

나라는 마리앤 보에스키 갤러리에서 1개월 일정으로 작품 전시회를 갖기 위해 방미, 전시회 개막 전날 이 같은 불상사를 저질렀다. 그는 풀려난 뒤 기자들에게 구금 중 먹은 음식이 땅콩 샌드위치와 우유였다면서 치기어린 행위를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나라는 경찰서에 갇히지 않았다면 평생 만날 수 없었을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영화 속 같은 멋진 경험을 했다며 '예술가다운 동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나라의 독특한 그림은 미국에서도 자주 전시회가 열리고 뉴욕 근대미술관과 로스앤젤레스 현대미술관 등에서 작품을 소장할 정도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28일까지 나라의 전시회를 여는 갤러리 측은 그가 이미 뉴욕에 없다며 내년 9월 아시아소사이어티에서 갖는 회고전을 위해 다시 올 것이라고 전했다. 정식 재판은 그때나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 시절 '오타쿠' 를 경험했고 청소년기에 저항과 자유를 노래하는 펑크 등 로큰롤 음악에 강한 영향을 받은 그의 작품은 순수미술 형식과 대중문화의 정서를 절묘하게 결합시킨 것으로 평가받는다. 대표작에는'착한 새끼고양이''두통''행동에서 보이지 않는 것''외로운 강아지를 위한 드로잉''생명의 샘'등 다수가 있다.

나라가 무슨 생각으로 '낙서 천국'으로 악명 높은 뉴욕 지하철역 벽에다 친구의 초상화를 그렸는지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의 '현대미술 제2 세대'를 대표하는 예술가가 외국에서 10대 청소년이나 하는 철딱서니 없는 행동을 한데 대해 '국제적 나라 망신'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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