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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 파산 6개월/ 환율 폭등·주가 폭락·실물 위축… 한국경제도 '투병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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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 파산 6개월/ 환율 폭등·주가 폭락·실물 위축… 한국경제도 '투병 중'

입력
2009.03.1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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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브러더스 파산은 한국 경제에도 재앙이었다. 선진국과 달리 '서브프라임 관련 상품에 직접 물린 게 없어 큰 타격은 없다'는 그 때까지의 차이는 리먼 사태를 계기로 무색해졌다. 전세계를 휩쓴 신용경색의 공포는 우리 같은 신흥국에 더 매섭게 몰아쳤다. 리먼 파산이 불러온 금융과 실물의 '빙하기'는 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IMF 환율 재연

리먼 사태가 1차로 직격탄을 날린 곳은 외환시장이었다. 9월초까지 1,100원대에 머물던 원ㆍ달러 환율은 9월말부터 급등세를 타기 시작, 11월24일에는 1,513원까지 치솟았다. 굴지의 금융사가 사라지는 것을 목격한 글로벌 투자자들이 다투어 현금 확보, 안전자산 선호 쪽으로 쏠리면서 '원화는 던지고, 달러만 찾았기' 때문이다. 때마침 경상수지 적자 누적, 외환보유액 감소, 순채무국 전환 우려 등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 가운데 약점이 부각되면서 '코리아 엑서더스'에 기름을 부었다.

급기야 외환당국은 10월말 미국과의 300억달러 통화스와프, 12월에는 중국ㆍ일본과도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으면서 외화부족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고자 나섰으나 지난 한 해에만 원화가치는 25% 이상 절하돼 세계 최고의 절하율을 기록했다.

연말 당국의 환율 관리로 잠시 1,200원대까지 내려앉았던 환율은 올 들어 또다시 고공비행을 재개, 최근까지 1,500원대 이상의 '환란 수준'을 재연하고 있다.

1,000 주변만 맴도는 주가

지난해 10월 코스피지수는 외국인들의 투매(4조9,000억원 순매도) 속에 한 달 동안 33.5%나 폭락했다. 세계 증시 가운데 러시아(-46.1%) 다음의 충격이었다.

지난해 10월24일 938.75까지 고꾸라진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지루한 1,000~1,200 박스권을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동유럽 금융위기, 씨티그룹ㆍAIG 등 미국 거대 금융사 도미노 우려와 제너럴모터스(GM) 파산 가능성에다 원ㆍ달러 환율 급등 및 북한 리스크까지 켜켜이 쌓인 대내외 악재 때문이다.

지난 6개월간 국내 증시의 시가총액은 216조원이 증발했고 국내 투자자들은 국내외 증시에서 154조원을 날렸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만큼의 패닉은 없을 것"이라고 애써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고 있지만 '주가가 735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골드만삭스의 근거없는 전망조차 자신있게 반박하지는 못할 정도로 확신 역시 없는 게 현실이다.

주저앉은 실물경제

금융불안은 원화건 달러건 돈이 돌지 않는 부작용을 불러왔다. 급락한 기준금리와 달리 B등급 회사채 금리는 오히려 폭등했고 은행들은 갈수록 기업대출을 꺼렸으며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았다. 가뜩이나 수출 급감에 휘청이던 실물분야에는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우리 경제 성장률은 작년 4분기 -3.4%에 이어 올 1분기에는 -8%까지 이를 것이란 우려가 높다. 국내 완성차업체 생산량은 작년 9월~올 2월 사이 20%나 줄었고 철강업계 대표 포스코는 사상 첫 감산에 돌입했다. 세계 1위 조선산업 역시 수주가뭄에 시달린 지 벌써 오래다.

불황은 감원을 부르고 줄어든 소비는 다시 경기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선제적 대응이라지만 구조조정의 칼 끝은 건설ㆍ조선사에 이어 이제 대기업에게까지 겨눠지는 상황. 작년 8월 15만개 늘었던 일자리는 올 1월 되려 10만개가 줄어들었다.

김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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