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를 정확히 예견해 주목받은 누리엘 루비니(사진) 뉴욕대 교수가 9일(현지시간) "미국의 경기침체는 36개월간 계속될 수도 있다"며 또 한번 우울한 전망을 내 놓았다.
CNBC 보도에 따르면 루비니 교수는 이날 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콘퍼런스 연설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현재 15개월째 지속중인 미국의 경기침체는 적어도 내년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침체가 8개월 정도 지속된다는 'V자형' 침체와 적어도 24개월 이상 이어진다는 'U자형' 침체 주장간 논란이 있었지만 이미 U자형임은 분명해졌다"며 "미국의 성장률이 2010년 상승세로 돌아선다 하더라도 1%를 넘지 못하고 실업률은 10%에 육박할 것이며 2011년에도 2%를 넘지 못해 결국 36개월간의 장기침체를 겪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이 앞으로 'U자형' 침체를 겪을 가능성을 3분의2 정도로, 1990년대 이후 일본이 경험한 'L자형' 장기침체 확률은 3분의1 정도로 예상했다. 증시 전망은 더욱 암울해 뉴욕증시의 S&P지수는 앞으로 500선까지, 다우지수는 5,000선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런 위기를 극복할 방안으로 정부의 은행 국유화와 모기지 시장 개입을 들었다. 그는 "이미 상당수 은행이 사실상 국유화된 상황에서 일시적 국유화로 부실을 털고 제 기능을 찾도록 돕는 국유화 방안이야 말로 '시장 친화적'이다"고 충고했다. 주택시장도 기업 구조조정처럼 정부가 부실을 제거하며 재평가 작업을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