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시각 9일 새벽 4시. 안양시 만안구 A빌라 인근에 납치범으로 추정되는 30대 남성과 차량 발견. 순찰차 및 경력은 즉시 출동 바랍니다."
경기 안양시청 7층에 위치한 U_통합상황실에서 모니터링 요원이 범죄 징후를 발견하고 경계경보를 발령하자 이 상황은 즉시 안양경찰서를 거쳐 해당 지구대로 통보됐다. 순찰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출발하기까지 채 1분이 걸리지 않았다. 전방을 지키는 국군의 '5분대기조'보다 빠른 시간이었다.
순찰차가 출동하는 동안에도 통합상황실에서는 납치범의 행동 등 현장 및 주변상황 동영상이 순찰차에 설치된 무선 단말기에 실시간 전달됐다.
상황실은 여기에 안양경찰서 25개 순찰차의 현재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 도주 예상로까지 통보함으로써 범인을 완벽하게 제압할 수 있었다. 시뮬레이션(가상훈련)이었지만 실제 상황과 다르지 않은 완벽한 공조였다.
안양시가 범죄 및 교통, 재난 등의 상황을 통합 관리하는 상황실을 운영, 범죄와 재난이 없는 도시를 구현해 나가고 있다.
시는 지난 4일 54억원을 들여 청사 내 U_통합상황실은 개설했다. 이 상황실은 범죄 예방 뿐만 아니라 교통과 재난 방재 분야에 이르기까지 안양시내 모든 상황을 일괄 관리할 수 있는 전국 최초의 통합관리시스템을 도입했다.
우범지대 감시와 교통 정보, 재난 등을 실시간으로 통합ㆍ관리하다보니 유지ㆍ관리에 소요되는 예산도 최대한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이 곳만의 특징이다.
통합상황실 정면에는 가로 14m, 높이 2.7m의 대형 LCD화면이 설치돼 있다. 화면은 다시 45개 상황판(Cube)으로 나뉘어 안양 시내 주요 도로 및 간선도로의 교통현황 뿐만 아니라 학교주변, 어린이 보호구역, 주택가 골목 등 102개소(교통 32ㆍ방범 70)의 현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교통분야의 경우 32개 주요 교차로에 설치된 교통 CCTV를 통해 시간대별 교통량 변화에 따라 신호가 자동 조절된다. 도로에 설치된 안내 전광판에는 이 곳에서 파악한 사고 및 정체정보가 즉시 제공된다.
통합상황실 윤정호 교통정보팀장은 "한 장소에 한 대의 카메라가 한쪽 방향만 향하고 있는 보통 CCTV와는 달리 안양시에는 4개 방향 카메라와 확대 추적용 카메라 등 5개의 카메라가 설치돼 있어 사각 지대가 거의 없다"면서 "범죄 용의자의 화면 추적도 가능하며 적외선 투광기를 통해 야간에도 선명한 화면을 제공받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안양시는 9월까지 범죄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115개소에 방범용 CCTV를 추가로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또 청사에서 3.3km 떨어져 있는 물체까지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는 고해상도 카메라를 활용, 안양시를 둘러싸고 있는 관악산과 수리산, 삼성산 그리고 안양천, 학의천 등에서의 산불, 하천범람 등도 대비하고 있다.
통합상황실은 그러나 이처럼 완벽한 감기체제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및 사생활 침해 논란 휘말리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안양시는 해당 CCTV에 안내문을 부착하고, 정보 유출과 관련 '행안부 가이드 라인'을 준수하는 한편 통합상황실 출입을 엄격하게 제한해 사실상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필운 안양시장은 "사이코패스 등의 무작위 무차별 범행을 예방하는데 CCTV가 효과가 있다는 게 이미 검증됐다"면서 "이번 통합 상황실 운영을 통해 안양의 사회 안전망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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