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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는 당신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

입력
2009.03.0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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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과 권력> 의 작가 엘리아스 카네티는 "인간의 손은 모든 면에서 그의 운명이었다"고 했고,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영혼이 깃들지 않은 손으로 작업을 한다면 예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간의 손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전시 둘이 동시에 열린다.

■ 대림미술관 '손으로 말하다'

서울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5일 개막한 '헨리 불 컬렉션: 손으로 말하다' 전은 손에 담긴 풍부한 표정을 보여준다. 미국의 컬렉터 헨리 불(79)은 손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시대와 사조를 아우르는 1,000여 점의 사진과 조각 등을 모았고, 이번 전시에는 그 가운데 147점이 나왔다.

예술가들의 손이 많다. 미국 사진작가 알프레드 스티글리츠가 아내이자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었던 화가 조지아 오키프의 손을 찍은 1920년 작 '골무를 낀 손'은 불 컬렉션의 첫번째 작품이다.

장 콕토와 조각가 헨리 무어, 재즈뮤지션 마일스 데이비스 등의 손에서는 그들의 삶과 예술이 고스란히 묻어나온다. 앤디 워홀은 자신의 손을 직접 찍어 '자화상'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화면을 가득 채운 전설적인 복서 조 루이스의 불끈 쥔 커다란 주먹은 강렬한 의지를 보여주고, 테레사 수녀의 기도하는 주름진 손에서는 간절한 염원의 마음이 읽힌다. 한국 작가 서도호와 노상균의 조각도 포함됐다. 관람료 4,000원, 5월 24일까지. (02)720-0667

■ 갤러리현대 '손길의 흔적'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12일부터 4월 5일까지 열리는 'The Great Hands - 손길의 흔적' 전은 손 자체가 아니라 끊임없는 손의 반복된 움직임에 초점을 맞춘다. 환산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시간과 정성이 투입된 수공작업으로 빚어진 국내 작가 17명의 회화와 조각, 사진 작품들을 모았다.

전광영의 '집합' 시리즈는 삼각형의 스티로폼을 고서의 한지로 싼 뒤 화면에 쌓아올린 것이다. 100호짜리 작품에 7,000여 개의 조각이 들어가는데 스티로폼을 한지로 싸는 데 최소 2만 번의 손길이 가야 한다.

재미 조각가 존 배는 평생 고된 육체노동인 철사 용접 작업을 고집해왔다. 다양한 철조각의 조형적 아름다움 속에 작가의 숨은 노고가 들어있다.

심수구는 싸리나무를 잘라 굵기와 색이 다른 단면을 판에 붙여 작품을 만든다. 나뭇가지를 잘라 건조시키고 약품처리를 하고 다시 손으로 붙여 형태를 만들어내기까지, 모두 섬세하고 치밀한 손 작업의 연속이다.

갤러리 측은 "작가들이 시간과 겨루며 품어낸 작품들의 향연을 통해 단순한 표면적 아름다움이 아니라 작품의 본질적 의미를 찾아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02)2287-3500

김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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