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8일 밝힌 '신 아시아 외교구상'에는 두 가지 메시지가 담겨 있다. 아시아 국가들과 친밀도를 제고, 정치적으로 아시아 중심국가로 부상하고 경제적으로는 실질적인 이익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 구상은 아시아 국가들이 역사적 배경 등으로 중국, 일본에 대해 경계심을 갖고 있다는 점을 바탕에 깔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의 정서를 활용,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우리가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선진국과 후진국간 가교역할을 맡아 아시아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면 역내 지도자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리면에서도 중요하다. 아시아 국가들은 에너지 등 막대한 자원, 인구를 보유하고 있어 우리 경제성장의 새 동력원이다. 이들 국가와의 경제협력을 강화, 광물 등의 자원 확보와 수출 시장 확대를 이뤄내자는 것이 이번 신 아시아 외교의 골자다.
이 대통령은 신 아시아 외교구상의 실천방식으로 '맞춤형 외교'를 주문했다. 상대국이 시급히 도입해야 하는 기술분야 등을 파악, 우리의 강점인 IT 분야와 방위산업 기술들을 앞세워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자는 방식이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한국이 아시아 국가들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조속히 추진하자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다음달 태국에서 아세안+3 회의가 열리고 5월에는 중앙아시아 방문, 6월에는 제주도에서 한ㆍ아세안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등 아시아 국가와의 정상외교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면서 "이번 남태평양 3국 순방도 아시아 외교강화를 위한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방문 이틀째인 7일 수행 경제인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 최근 환율 급등과 관련, "근본적으로 정부는 (환율을) 안정시킬 수 있는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열린 한ㆍ인도네시아 CEO 비즈니스 간담회에서 "양국은 녹색시대에 중요한 경제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다"면서 "인도네시아의 녹색자원과 한국의 녹색기술을 결합하면 양국의 경제발전과 지구적인 기후변화 대응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인도네시아 조림개발에 한국 참여 방안 ▦인도네시아 에너지자원을 환경친화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한국 자본ㆍ기술의 참여 방안 ▦정보통신 및 문화분야의 교류확대 방안 등 이른바 '3대 그린협력방안'을 제안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는 인도네시아 국회의사당을 찾아 아궁 락소노 국회의장을 면담하고, 오후에는 현지에서 활동중인 우리 에너지ㆍ자원 관련 기업 관계자들과 동포간담회를 각각 갖고 현지 생활의 애로사항 등을 들었다.
자카르타=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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