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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 '마술피리' 10일 무대에/ "밤의 여왕 다른 결말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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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 '마술피리' 10일 무대에/ "밤의 여왕 다른 결말 기대하세요"

입력
2009.03.0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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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는 흔히 밤의 여왕이 대표하는 어둠의 세계와 신적인 존재 자라스트로가 이끄는 빛의 세계를 대비시켜 선악의 대결로 그려지곤 한다. 하지만 국립오페라단이 10~15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마술피리'는 그런 구도에서 벗어난다.

"밤의 여왕을 사악한 여자로 그리는 건 끔찍하다고 생각해요. 그녀는 남자들의 세계에서 소외되고 자신의 권리와 사랑하는 딸마저 남자들 세계에 뺏긴 데 분노하고 되찾으려는 것뿐이니까요. 대개 밤의 여왕은 결말 부분에서 저주를 받아 지하세계로 사라지는데, 이번 연출은 마지막까지 무대에 남아 다들 흰 의상을 입고 정화된 세계를 표현하는 게 마음에 들어요."

밤의 여왕을 맡은 독일인 소프라노 카타르지나 돈달스카의 말이다. 영국 출신 연출가 마이클 애쉬먼도 거기에 동의한다.

"자라스트로는 완전한 존재처럼 보이지만, 그도 약점을 가진 인간에 불과하죠. 그의 세계는 너무 폐쇄적이고 남성 중심적이에요. 선악의 대결이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양면성을 드러내고, 사랑과 미덕이 인간 전체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보여주려고 합니다."

이번이 첫 한국 공연인 돈달스카는 고음의 현란한 기교를 자랑하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흔히 콜로라투라는 기교만 자랑하고 감정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아요. 높은 음 하나하나에도 감정을 싣고 음악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죠."

애쉬먼은 무대 세트보다 색채 중심으로 극을 풀어가겠다고 했다.

"어두운 푸른 색에서 하얀 색으로 색채가 진화하면서 감정을 표현합니다. 어두운 푸른 색은 밤의 여왕의 세계와 그녀가 겪는 고난을 뜻해요. 자라스트로의 사람들은 태양을 상징하는 노란 의상을 입는데, 최종 흰색으로 정화되기 전까지 아직 불완전한 색채죠."

두 사람이 공연을 보러 올 관객들에게 주는 조언은 이렇다. "재미난 동화 같은 이야기죠. 그냥 '마술피리'예요. 들어오면 마술에 걸립니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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