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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X세대가 세상을 구한다' X세대는 죽지 않았다, 다만 잠복하고 있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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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X세대가 세상을 구한다' X세대는 죽지 않았다, 다만 잠복하고 있을뿐

입력
2009.03.0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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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고디니어 지음ㆍ윤서연 옮김/홍익출판사 발행ㆍ230쪽ㆍ1만2,000원

1990년대 초, 이른바 'X세대'라는 신인류가 한국에 나타났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떠들썩하게 등장해 그 아이콘이 됐다. 세상을 뒤집어놓을 듯 불온한 에너지로 넘쳤던 이들은, 그러나 10여 년이 흐른 지금 흔적이 묘연하다. 한국뿐 아니라 X세대의 원산지인 미국도 마찬가지다. X세대는 벌써 멸종해버린 것일까.

는 짧은 번성기 뒤 긴 잠복기를 보내는 X세대에 대한 보고서다. 저자는 미국의 대표적 남성잡지 '디테일스'의 편집자로 X세대에 대한 문화사회학적 담론들, 다양한 언론 보도를 파헤치며 X세대의 본질을 찾는다. 그는 'X'를 '세상의 모든 비주류를 함축한 기호'로 파악한다. 그리고 바로 그 'X' 세대가 세상을 구원할 것이라 예언한다.

저자는 X세대의 범위를 "1960년부터 1977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로 규정한다. 베이비붐 세대, 그리고 그들의 자녀들인 '밀레니엄 세대'(혹은 Y세대) 사이에 낀 세대다. 저자는 베이비붐 세대를 "미국 사회에서 가장 막강한 세대", Y세대를 "베이비붐 세대보다 더 막강한 세대"라고 얘기한다. 그 사이에 낀 X세대는 날 때부터 '소외 무시 공포증'을 안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1990년대 X세대를 다룬 기사들은 이런 단어들로 차 있다. 게으름뱅이, 불평꾼, 국가부채, 염색한 머리, 피어싱…. 그들은 아주 잠깐 주목을 받았다가 어느 순간 세상의 변방으로 쫓겨나고 말았다. 그러나 X세대에 대한 저자의 시각이 우울함에 갇혀 있지는 않다. "X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밀레니엄 세대에 의해 가시화된 획일적 문화에 대한 본능적 거부다. 그들은 '세상의 주류와는 다른 무엇'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것이야말로 음악, 영화에서부터 정치에 이르기까지 세상을 움직이는 진정한 힘이다."

이 책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등장과 함께 X세대가 다시 세상의 주류로 등장할 기회를 맞았다고 본다. 구글, 유튜브, 위키피디아 같은 X세대의 발명품들도 이들이 세상의 한가운데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스로가 X세대에 속하는 저자의 궁극적 진단은 이것이다. "우리는 꿈꾸는 세상을 항상 계획해 왔으며, 그것의 실현에 도움이 되도록 행동하고 있다… 우리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고 있다. 우리들 X세대는 트로이의 목마와 같이 때를 기다리고 있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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