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정명훈씨가 어린이를 위한 음악교육 무대에 해설자로 나섰다. 6일 오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서울시향의 '마에스트로 정명훈과 함께하는 음악 이야기'가 그 자리. 초등학교 4~6학년생을 대상으로 올해 4차례 마련하는 프로그램의 첫 공연이다. 말주변이 없다고 부끄러워하는 정씨가 어린이들을 위해 말문을 열고 지휘도 했다.
"여러분 중에도 미래 음악가, 지휘자가 나올 수 있을 거예요. 어떻게 느꼈는지 궁금하네요. 감상을 써보낸 어린이 중에 아름다운 편지를 골라 제가 직접 나무를 깎아 만든 지휘봉을 선물할게요."
정씨의 지휘로 서울시향은 베토벤의 교향곡 '운명'을 연주했다. 1악장 도입부를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등 파트별로 소리내어 악기 특성을 설명한 뒤 본격적인 연주를 해서 교향곡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아이들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귀를 쫑긋 세우고 음악에 몰두했고 연주가 끝나자 큰 박수로 화답했다. 이날 행사는 베토벤 교향곡 '합창' 중 '환희의 송가'를 다함께 부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사인을 해달라는 어린이들에 둘러싸인 정씨는 "이렇게 좋은 음악을 대중들이 어려워하는 것은 음악 하는 사람들 책임"이라며 "어릴 때부터 이런 기회를 자주 접하게 해 클래식과 친해지도록 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향은 '마에스트로와 함께하는 음악 이야기'를 분기별 1회씩, 교향곡, 협주곡, 오페라, 발레음악으로 주제를 달리 해서 진행할 계획이다. 공연 시작 전 무대 뒤를 구경하고 로비에서 악기를 만져보는 시간도 있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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