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증권 매각비리 등에 연루돼 수감 중인 정대근 전 농협 회장의 해외비밀 계좌에서 '부정축재(不正蓄財)'로 보이는 200만 달러(31억원)가 발견됐다. 검찰은 이 돈이 각종 청탁의 대가로 정 전 회장이 챙긴 돈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돈의 흐름을 추적 중이다.
대검 중수부(부장 이인규)는 6일 정 전 회장의 비자금이 담긴 해외계좌를 발견, 5일 자택과 모 사무실 등 3,4곳을 압수수색하고 자금관리인 2명을 긴급 체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돈이 농협 회장 등으로 있을 때 회사에서 횡령한 자금인지를 살피고 있지만 외부에서 로비 대가로 받은 돈일 가능성이 더 많은 것으로 보고 돈의 출처를 추적 중이다.
검찰은 특히 200만 달러가 계좌에 묶여있지 않고 밖으로 빠져나간 흔적을 포착하고, 이 돈이 정치권 등에 전달됐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 전 회장이 뇌물로 수수한 돈은 현대차에서 부지매각 대가로 받은 3억원(대법원 확정), 세종증권측에서 인수합병 대가로 받은 50억원(재판 중),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받은 20억원(재판 중)을 합쳐 총 104억원에 이른다.
검찰은 이와 별도로 정 전 회장이 2005년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의 측근 노모(구속기소)씨에게 1,000여만원을 건넸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이 전 수석이 2004년 총선과 2005년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사업가 조모씨에게서 선거자금 2억원을 노씨를 통해 불법으로 받은 혐의 등도 수사하고 있으며 조만간 이 전 수석을 재소환해 조사한 뒤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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