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정부경찰서는 6일 초등학생 아들과 딸을 목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모(34ㆍ여)씨의 범행 동기와 공범 여부 등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이씨가 범행 당일인 지난달 28일을 비롯해 최근 남자동창과 300여차례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씨의 당일 행적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이씨는 이 동창과 결혼 전부터 가까운 사이였으며 한 달에 몇 번씩 지인들과 함께 만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이씨의 남편 김모(41)씨가 사건 당일부터 부인을 범인으로 의심한 점으로 미뤄 이씨가 우울증에 따른 우발적 충동보다는 부부 갈등으로 인해 자녀를 살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씨는 경찰에서 "(자녀들이 숨진 것을 보고) 화가 치밀어 손에 있던 휴대전화를 던졌으며 아내가 범인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장례 도중 아내가 갑자기 '미안하다'고 말해 의심을 떨칠 수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사건 당일 남매가 밖에서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놀다가 집안으로 들어와 싸우는 것을 보고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었으며 평소 우울증에 시달려왔다고 진술했다.
한편 이씨는 2002년 남편 몰래 지인에게 수천만원을 빌려줬으나 사기를 당해 생활고에 시달렸고 이 때문에 서울의 집을 팔고 의정부로 이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이씨는 이날 오전 의정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죄책감 때문에 며칠째 밥을 거의 못 먹고 있다"며 "(범행을) 내가 한 것 같은데 구체적인 부분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경찰서 관계자는 "이씨가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에서 수면유도제 등을 집에 미리 가져다 놓은 점에 주목하고 보강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이씨의 정신 감정도 의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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