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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마이 스케어리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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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마이 스케어리 걸'

입력
2009.03.09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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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드리안과 고흐를 사랑하는 미술학도,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을 즐겨 읽는 여자, 나는 그 지성미에 반해 사랑에 빠졌다. 그러나 데이트가 거듭될수록 새록새록 발견되는 상대의 뜻밖의 모습에 나는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스키' 그림을 좋아해 도스토예프'스키'를 좋아한다"는 말을 의심없이 내뱉어 내게 배신감을 안기는 이 여자를 계속 사랑할 수 있을까.

뮤지컬 '마이 스케어리 걸'은 사랑의 형성 자체보다 그 과정에서 남녀가 각각 겪게 되는 삶과 생각의 변화, 그 관계 이면에 숨은 진실에 주목한 독특한 로맨틱 코미디다. 그리고 이를 위해 동원된 극단적 설정이 바로 여자의 엽기적인 살인 행각이다.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을 무대화한 무비컬로 원작의 스토리를 충실히 따르고 있는 '마이 스케어리 걸'은 서른이 되도록 연애 한 번 못해본 소심남 황대우가 이웃인 이미나와 사랑에 빠지지만. 주변 남자들을 죽인 미나의 끔찍한 비밀을 알게 되면서 고민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과연 황대우는 상대의 내숭이 들통나는 수준도 아닌,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과거까지 포용할 만큼 미나를 사랑하는 것일까.

설정은 조금 독특해도 결국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는 까닭에 뮤지컬은 제목과 달리 '스케어리(scary)'하지 않다. 지난해 제2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서 미완성 상태의 디벨롭 공연으로 선보였을 때 칭찬이 쏟아졌던 경쾌한 음악이 극을 밝은 분위기로 이끈다. 망가지기로 작정이라도 한 듯 코믹 연기로 이전 출연작과 차별을 둔 황대우 역의 김재범씨도 한몫 거든다.

원작 영화의 제목 '달콤, 살벌한 연인'을 생각해 자극적인 코믹 호러를 기대하는 관객에게는 다소 밋밋하게 보일 수 있겠다.

하지만 상황과 소품의 예상 밖의 활용에서 비롯되는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코미디에 로맨스도 제법 비중있게 녹아들어 있어 다가오는 화이트데이에도 어울릴 법한 '데이트 뮤지컬'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5월 17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랙. 1544-1555

김소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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