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달러를 투입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경기부양 정책에 기생, 수입을 올리고 있는 신종 '하이에나 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이 같은 하이에나 산업의 대표적인 사례로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의 스탠퍼드 쿠얼런드 전 사장이 지난해 설립한 페니맥(Penny Mac)을 들었다. 쿠얼런드가 고안한 새로운 사업은 파산 또는 경영난에 직면한 은행들로부터 미국 정부가 인수한 불량 주택 모기지 대출을 엄청난 헐값에 사 모으는 것이다.
이후 페니맥은 모기지 대출 이자를 파격적으로 할인해 체납자들이 다시 이자를 지급할 수 있도록 한 뒤 이자 수익을 챙긴다. 만약 체납자가 이자 할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주택 압류 절차에 들어간다.
페니맥은 현재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이자율을 낮추더라도 불량 모기지를 워낙 헐값에 인수한 터라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쿠얼런드는 IHT에 "페니맥의 수익은 차트를 벗어날 정도"라고 말했다.
페니맥 덕에 부실 모기지 대출자들이 일시적으로나마 주택 압류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마가리타 라베르드는 페니맥이 대출금 59만달러의 이자를 종전 7.25%에서 3%로 낮춰준 덕에 이자를 갚아나갈 수 있었다고 말한다. 페니맥측은 "절반 이상 이자를 깎아줘도 50%는 수익으로 남는다"고 말한다. 때문에 쿠얼런드 등 페니맥의 경영진은 이 사업이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모범적인 사업 모델이 될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쿠얼런드는 컨트리와이드 재직 당시 파격적인 저리로 고객을 끌어들인 후 혜택 제공 기간이 지나면 감당하지 못할 이자를 물리는 조삼모사식 얄팍한 상술로 악명 높았다. 이 같은 무분별한 대출로 부실을 키우다 결국 컨트리와이드는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넘어갔다. 문제는 그가 페니맥에서 과거 자신의 고객이었을 수도 있는 대출자를 상대로 비슷한 속임수를 쓰고 있는 것이다. 국가소비자법센터의 마곳 손더스 변호사는 "방화범이 자신이 불지른 집으로 돌아와 타다 남은 물건을 되파는 것과 같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IHT는 또 다른 하이에나 산업 종사자로 정부 부처의 늘어난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고용된 인력들, 정부가 인수한 부실은행에 투자자들, 경기부양 자금을 얻어내려 뛰고 있는 로비스트 등을 꼽았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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