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KAIST)가 올해 치러지는 2010학년도 입시부터 전체 신입생 정원의 15~20%인 150명을 일반고에서 교장 추천과 면접만으로 선발한다. 또 각종 경시대회 수상 실적은 전형요소에서 배제한다.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은 5일 서울 정부중앙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반고에서 창의적이고 잠재력이 있는데도 과외를 하지 않아 빛을 못 보는 학생들을 뽑아 가르치고자 한다”며 현재 카이스트 신입생의 90%를 배출하는 특수목적고 밖에서 인재를 찾기 위한 입시개혁안을 발표했다.
개혁안에 따르면 전국 일반고 교장으로부터 추천받은 학생(약 1,500명 예상)에 대해 카이스트 입학사정관이 직접 고교를 방문, 학교장과 교사, 학생을 만나 300명을 추린 뒤 심층면접을 통해 최종 150명을 선발한다.
서 총장은 추천과 선발 기준에 대해 “구체적 기준을 세우면 이것만 맞추려는 이들이 나와 밝히지 않을 것”이라며 “학교장이 성적보다는 창의력과 발전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추천해 달라”고 말했다.
서 총장은 “처음에는 전적으로 학교장을 믿고 시작하겠지만 점점 데이터가 쌓이면 신뢰할만한 교장ㆍ학교가 가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입생의 나머지(약 700명) 정원은 심층면접을 거치는 기존 전형방식대로 뽑는다.
카이스트는 또 최근 수학ㆍ과학 등 각종 경시대회가 상장이 남발되고 초등학교 때부터 그 준비를 위한 사교육에 몰입하는 등 입시용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2010학년도 입시전형부터 경시대회 실적을 반영하지 않을 방침이다.
서 총장은 “시험만 잘 치기 위한 사교육에 매달리느니 그 시간에 창의력을 키우고 사교육비를 대학에 투자하는 것이 한국 교육을 발전시킬 것”이라며 “카이스트의 입시개혁을 통해 공교육이 바뀌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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