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폐수와 음식물 쓰레기로 골치를 앓고 있는 경북 문경시는 내년 상반기 완공될 '바이오가스 플랜트'에 큰 기대를 걸고있다. 플랜트가 가동되면 하루 200톤의 축산분뇨와 음식쓰레기가 시간당 600~700kW의 전기와 거름으로 거듭날 것이기 때문이다.
축산폐수 200톤은 돼지 4만 마리가 하루에 배출하는 양이고, 쓰레기에서 생산된 전기와 거름은 돈으로 환산해도 적지 않은 금액이다.
이는 독일의 바이오가스 전문 기업인 엔비오로부터 1,000만달러를 유치한 결과. 자본과 기술을 투입한 엔비오가 수익의 일부를 챙기더라도 시 입장에서는 저렴하게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다.
외국인투자 유치의 효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엔비오코리아 나윤태(52) 사장은 "독일의 본사에서 작정을 하고 가르치지는 않겠지만, 플랜트 시공과 운영을 한국인이 직접 맡게 되는 만큼 1, 2년 뒤면 우리도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투자 유치는 곧 선진 기술의 유치가 된다는 이야기다.
정부가 지난해 '녹색뉴딜' 구상을 밝힌 뒤에도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지 않아 '무늬만 녹색'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시작단계에 있는 우리나라 녹색산업이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외국인투자를 이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KOTRA는 5일 인베스트코리아(IK)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녹색성장과 외국인투자유치'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녹색산업분야 외국인투자유치 실적은 2008년 말 현재 총 6억8,500만달러. 전체 외국인투자의 0.5%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는 개발도상국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2년간 신ㆍ재생에너지 분야에서만 64억400만달러의 외국인투자를 유치한 중국과 비교해도 매우 낮다.
KOTRA는 녹색산업의 외국인투자유치 필요성에 대해 ▦첨단기술의 조기 습득 ▦부품ㆍ소재 수입대체효과 ▦해외 프로젝트 수주경쟁력 제고 ▦높은 고용창출 효과 등을 꼽았다.
KOTRA 관계자는 미국진보센터가 발표한 한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녹색산업에 1,000억달러를 투자할 경우 200만개의 일자리가 생긴다"며 "잡 셰어링 등 최대 이슈가 되고 있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녹색산업 발전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보통신(IT)이나 석유산업에 1,000억달러를 투자했을 때 창출되는 일자리는 54만개다.
이를 위해 보고서는 "정부 차원의 녹색산업 육성 로드맵 확립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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