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임시국회를 마친 민주당이 4ㆍ29 재보선 국면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재보선이 확정된 4곳(인천 부평을, 전주 덕진, 전주 완산갑, 경북 경주) 중 전주지역에서 출마선언이 쏟아지면서 활력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당장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의 지지그룹이 움직이기 시작됐다. 김희수 전북도의회 의장을 비롯 도의원, 전주시의원 10여명과 당원 200여명이 이르면 5일 정 전 장관의 덕진 출마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김 의장은 4일 "당이 공천을 잘못해 2곳이나 재선거를 할만큼 호남에서 민주당의 위기가 심각하다"며 "지역 당원들의 충정을 헤아려 정 전 장관이 고향에서 재기할 수 있도록 당이 결단을 내려달라고 요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도 조만간 거취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측근은 "당의 재보선 공천심사위가 꾸려지는 10일 이전에 입장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인사는 "사실상 선택을 마쳤다고 보면 된다. 입장표명이 빨라질 수 있다"고도 했다. 참모진들로부터 미국에 있는 정 전 장관에게 이미 10여일 전 출마 또는 불출마 선언문 초안이 전달돼 있다고 한다. 그가 선택만 하면 되는 상황이다.
그의 출마결심이 현실화할 경우 전격적인 귀국 후 서울 동작을 지역사무실로 직행해 당원들과 회동하고 기자회견을 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현직 지역위원장으로서 지난 총선을 함께 치른 동작을 당원들과 상의하는 모습을 보이고, 당원들은 "더 큰 정치를 위해 아쉽지만 전주로 가서 원내에 진입해달라"며 그를 떠나보내는 그림인 것이다.
전주 완산갑도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17대 완산을에서 당선됐던 이광철 전 의원이 3일 전북도의회에서 출마회견을 가졌고, 4일에는 이번 총선 때 정읍 공천에 도전했던 김형욱 전 총리실 민정수석비서관이, 오는 5일에는 김대중 정부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 민주당 고문이 현지에서 출마기자회견을 한다.
특히 중량감 있는 한 고문의 본격 행보는 정동영 전 장관 공천문제와 함께 당내 재보선 공천의 핵심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한 고문은 "내일 고향에서 기자회견을 한다. 지금 민주당은 DJP 연합을 이뤄낸 경륜과 노하우로 다시 정권교체를 준비해야 한다"며 "당내 화합이 필요한 시점에 내가 병풍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