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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들은 지금, 현장에 있다

입력
2009.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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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들이 본인 스타일이 묻어나는 다양한 방법으로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현장 밀착경영'에 나서고 있다.

우선 현장경영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최고경영자(CEO)는 윤용로 기업은행장. 기업은행 특성도 특성이려니와 실물경제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 때문에 윤 행장의 수첩에 적혀 있는 일정은 절반 이상이 중소기업에 관한 것이다. 그의 소탈한 성격 탓에 산업단지 측에서 먼저 방문을 요청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지난 달 18일 열린 '타운미팅' 행사에서도 윤 행장의 소탈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났다. 윤 행장은 그 동안 지역별로 중소기업인들을 만나 건의사항을 반영하던 타운미팅 행사를 산업별로 공동 관심사를 가진 중소기업인을 초청하는 형태로 전환해 첫 행사를 가졌다.

이날 윤 행장은 자동차 관련 중소기업인 50여명을 초청해 완성차 업체의 조업 중단에 따른 매출 감소, 종업원 고용유지 문제 등 애로사항에 대해 격의 없이 토론했다. 이번 달에는 대학 창업동아리를 찾아 청년창업 애로사항을 듣고 지원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관료시절 시장원칙을 강조해 '인비저블(invisibleㆍ보이지 않는) 킴'이란 별명이 붙었던 김동수 수출입은행장. 그도 지난달 13일 취임 일성으로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해결책을 책상이 아니라 현장에서 찾겠다"고 밝힌 이후, 산업현장으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김 행장은 지난달 17일 경기 김포ㆍ부천의 중소기업 3곳을 방문해 "국내 고용의 약 9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을 살리지 않으면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수출 자금 조달에 문제가 있으면 나한테 직접 연락을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김 행장은 최근까지 인천 남동공단, 화성공단 등에 있는 수출중소기업을 연달아 방문하고 있다.

성품이 온화하며 소외된 계층에 대한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진 이종휘 우리은행장의 현장경영은 꼭 기업이 아니라도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찾는다는 특징이 있다. 최근 남대문 시장에서 가진 영세상인 간담회가 일례다. 남대문 시장의 허름한 곰탕집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영세상인 15명, 우리환승론 가입고객 3명, 은행직원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1분 단위로 약속을 잡을 정도로 바쁘다는 은행장 입장에선 거래규모가 크지 않은 영세상인에 이처럼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 이 행장은 이 자리에서 수수료, 대출이자 등 상인들이 은행 거래시 부담을 느끼는 점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평소 실물경제 흐름을 읽는 감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 강정원 국민은행장도 최근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의 거래 중소기업을 방문해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국민은행은 기술보증기금과 함께 녹색성장산업에 7,500억원을 지원키로 하는 등 다양한 중소기업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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