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가 친환경 에너지 산업 육성으로 글로벌 경제위기를 비켜가면서 세계 각국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각국이 고통을 받던 지난해 덴마크는 600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또 인접 유럽 각국의 기업이 도산하고 노동자가 거리로 내몰린 것과 달리 덴마크는 지난해말 실업률이 2.8%로 유럽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척박한 자연환경을 가진 유럽의 소국 덴마크가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친환경 에너지 산업 때문이다.
미국의 시사주간 타임에 따르면 덴마크는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13.0%를 풍력, 태양열 등 신재생 에너지로 충당하고 있어 유가와 상관없이 비교적 안정적인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비중으로 보면 단연 세계 1위다. 2위 프랑스(6.4%)가 덴마크를 따라 잡으려면 2020년이 지나야 가능할 것이라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망하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 기업의 선두주자로 주목받는 풍력 터빈 제조업체 베스타도 덴마크 기업이다. 베스타는 세계 풍력 에너지 시장의 3분의 1을 점유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 57억유로(약 11조원)는 덴마크 국내총생산(GDP)의 3.5%에 달한다.
덴마크가 처음부터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에너지의 90%를 수입에 의존하던 1970년대 초 전세계적인 오일 쇼크로 덴마크 역시 기업이 도산하고 경제가 휘청거렸다.
그 때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대체 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광범위하게 형성됐으며 이에 따라 덴마크 정부는 자국 환경에 맞는 풍력 에너지 사업을 시작하는 기업에 장기 저리의 대출을 해주고 세제 혜택을 부여함으로써 유럽 국가들이 시장 원리를 고수하는 것과 다른 길을 걸었다. 덴마크 정부는 한때 기업의 풍력 발전 투자비의 30%를 부담하기도 했다.
타임은 "덴마크와 유사한 자연 환경을 가진 영국도 풍력 발전을 시도했으나 정권 교체에 따른 정책 변경으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덴마크는 친환경 에너지 산업이 구조적으로 뿌리를 내린 상태여서 앞으로도 친환경 에너지 시장에서 발전을 계속하고 그것이 전체 경제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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