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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당했어요" 얼떨떨한 신입생들/ 캠퍼스 사기 올해도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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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당했어요" 얼떨떨한 신입생들/ 캠퍼스 사기 올해도 기승

입력
2009.03.05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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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모집에 합격한 A씨는 지난해 말 '예비 모교'를 찾았다가 친절한 '대학 선배'를 만났다. '1학년부터 영어 준비를 해야 한다'는 자상한 설명에 따라 즉석에서 189만원을 내고 전화영어 회원이 됐다.

그러나 1년간 매일 10분씩 외국인이 전화로 영어회화를 가르친다는 약속과는 달리, 한 달만에 서비스가 중단됐다. 고객센터라는 곳으로 전화 했지만 '결번'이었고, 선배라던 사람은 어학교재 판매원이었다.

대학 새내기를 등치는 '불청객'들이 올해도 캠퍼스에 출몰하고 있다. 선배를 사칭하는 고전적 수법은 물론이고 영화 할인카드, 다이어트 식품, 컴퓨터 주변기기 등 신종 상품으로 유혹하고 있다. 올해에는 불경기를 반영하듯 2만원 내외의 '박리다매' 사기가 특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4일 오후 서울 신촌의 모 대학 정문에서도 이런 사기극이 어김없이 펼쳐졌다. 남자 너댓명이 영화 포스터가 붙은 탁자를 차려 놓고 '2만원만 내면 6개월간 어느 극장이든 무제한 영화 관람이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입학한 여학생만 발급 받는 카드'라는 그럴듯한 설명도 곁들였다. 탁자에는 100여장의 신청서가 쌓여 있었다.

하지만 해당 영화관에 확인 결과, '사실무근'이었다. 영화관 관계자는 "영화관과 계약을 맺은 것처럼 선전하는 업체가 몇 군데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업체가 지정한 몇몇 영화에 한해 추첨을 통해 무료 관람을 허용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사실상 사기"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 게시판에도 '00과목을 강의하는 현직 교수가 감수했다"며 어학교재를 판매하는 사기꾼을 고발하는 대자보가 게재됐다. 이들은 캠퍼스 입구에 봉고차까지 끌고 들어와 "교수님 과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으려면 이 교재를 꼭 봐야 한다"며 친절하게 '상담'까지 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교수와의 인연은 연출에 불과했다.

'고수익 보장 아르바이트'를 내세우는 경우도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작품당 5만원의 십자수 아르바이트를 모집한다'고 약속한 뒤 연회비 10만원만 받고 도망가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사기꾼이 접근하면 '집에 가서 상의하겠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빨리 자리를 피해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 관계자는 "집 주소, 이름 등 개인정보를 절대 알려줘서는 안되며 계약을 했다면 14일 안에 해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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