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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애널리스트 연쇄 이동

입력
2009.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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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은 최근 이 달 말로 계약이 끝나는 주니어급 애널리스트 7명에게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대신 시니어급 애널리스트를 새로 영입키로 했다. 특히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 영입을 대상으로 면접을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의도 증권가에 애널리스트 연쇄 이동이 시작됐다. 지난달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업계 재편 움직임이 빨라 진데다, 새 증권사들이 중소형 주(스몰 캡) 중심으로 연구ㆍ개발(R&D) 인력 영입에 박차를 가하면서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

업계에서는 특히 삼성증권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체 리서치 인원의 20%를 물갈이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예년보다 큰 규모로, 업계에선 "애널리스트 대 이동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최근 코스닥을 중심으로 한 중소형 주가 강세를 이루면서 증권사들은 스몰 캡 팀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특히 신흥 증권사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KB투자증권은 지난달 말 현대증권에서 포트폴리오 분석팀장을 지낸 변준호 수석연구원을 팀장으로 영입했다. 3명 이상을 더 영입해 스몰 캡 팀을 만들 계획. IBK투자증권도 유통ㆍ건설ㆍ스몰 캡 분야 애널리스트 영입을 추진 중이고 HMC투자증권 역시 스몰캡 위주로 과장급 연구원의 스카우트에 한창이다. LIG증권은 이미 지난해 10월 이후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종목 중심으로 5명을 새로 뽑은 데 이어 추가 영입을 계획 중이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995년, 2000년대 초반 IT 장세를 되돌아보면 중소형주 강세는 2년 반까지 갈 수 있다"라며 "그린산업, 풍력발전 등 쏟아지는 테마에 대비하기 위해 스몰캡 팀을 새로 꾸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업종 애널리스트가 다루는 종목은 150여 개로 전체 종목의 10%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게다가 2~4월은 3월 결산 법인인 증권사들의 재계약 시즌인데,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애널리스트의 임금 수준이 낮아지면서 예전보다 저렴한 가격에 우수 인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증권사들에겐 좋은 기회로 받아들여진다. 업계에서는 올해 애널리스트 연봉이 지난해보다 20% 정도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금융 위기의 후폭풍으로 구조조정을 당하면서 인력 시장에 '매물'로 쏟아져 나온 외국계 애널리스트를 적극 영입하겠다는 포석이다. 우리투자증권도 최근 피델리티자산운용 출신의 시니어급 애널리스트를 영입했는데, 향후 기업분석팀, 투자전략팀에 각각 1명씩 영입할 계획이다.

한편 시니어급 위주로 인력 재편이 이뤄지면서 주니어급 애널리스트의 설 곳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애널리스트는 보통 증권사 입사 후 3,4년 동안 보조연구원(RA) 활동한 뒤 업종을 맡아 독립적으로 움직인다. 그런데 최근 2,3년 동안 증권사들의 젊은 애널리스트 영입 전쟁으로 이들의 연봉에 크게 올랐는데 "차라리 (젊은 애널리스트 연봉에다) 조금 더 얹어 경쟁력 있는 시니어 급을 쓰자"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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